[앵커]
북한이 겉으로는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받지 않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미국산 백신을 원한다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산 백신을 북한 전체 인구가 맞을 수 있도록 6천만 회분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는데, 관련 논의가 물밑에서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승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로나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북한은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철저한 방역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조선중앙TV / 지난 7월 : 어느 한 사람이라도 순간이나마 각성을 늦추고 마음의 방비를 푼다면 지금까지 다지고 다져온 방역장벽이 불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심장 깊이 쪼아박아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의 추가 배정으로, 북한에 제공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800만 회분을 넘겼습니다.
인구의 16%가 접종할 수 있는 양이지만 북한은 아직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백스가 원하지 않는 국가는 배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이번에 추가 배정이 된 걸 보면 북한이 백신 수용 의사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실제로 백신을 수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는데, 정작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미국산 백신을 더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제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자는 주장이 박지원 국정원장과 전문가들에게서 제기됐습니다.
[고유환 / 통일연구원장 :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나름대로 검증되고 북한이 신뢰하는 것을 미국이나 한국이 공동으로 (제공)하거나 코백스를 통해서….]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 주민이 모두 접종할 수 있는 '6천만 회분' 제공 논의가 실제 물밑에서 조금씩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노력을 수용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고, 북한 관계자는 이런 지원 방안에 대해 미국 측과의 사전 조율 여부를 타진해 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과 유엔 관계자가 만났을 때는 북측이 '6천만 회분' 제안에 대해 백신이 화이자인지 모더나인지를 묻기까지 했다고 고위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협의 단계라기보다는 실무자 차원의 의사 타진 단계로 읽히지만, 2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백신'을 매개로 한 대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됩니다.
YTN 조승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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