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로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대중 앞에 나서는 건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내달 초로 예상되는데,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7년 3월 31일, 직권남용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
[YTN 뉴스(2017년 3월 31일)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되면서 구치소에 수감된 역대 세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습니다.]
3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징역 22년에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이 확정됐지만, 이번에 사면, 복권돼 2021년 12월 31일 0시를 기해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다만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퇴원하는 다음 달 초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등장하는 셈인데,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는 이번 대선에서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종훈 / 정치평론가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만히 있더라도 아마 친박계들은 일종의 자가발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전망을 우리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번 사면이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되는 겁니다.]
민주당은 비록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당했지만, 보수 진영 내 상징성이 크고 열성 지지층이 여전한 만큼 보수 결집 효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던 '촛불 민심'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의 추이도 주시하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저는) 집권 세력의 일부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지 비평할 입장은 아니다, 그 말씀을 하나 드리고요. 그래서 제가 참 고민해서 고뇌를 이해한다, 그러나 결정은 존중한다, 그리고 사죄 해야 한다, 국민에게…. 역사의 법정은 여전히 열려있다 라고 말씀드린 거고요.]
국민의힘에서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도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가 된 만큼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여론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시점에 맞춰 출간된 옥중 편지를 담은 책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추한 짓은 한 적이 없다며 탄핵의 억울함을 강하게 피력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도 박 전 대통령에 정치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몸을 낮추고 회복되면 찾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제가 아무리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해 한 일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그런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다만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다 보니 임박한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조용히 치료와 회복에 전념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치권 인사뿐 아니라 가족과도 거리를 두며 제3의 장소에 거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행보와 메시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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