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는 문제로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 빚어졌는데요.
특히 윤 당선인 측이 현재 청와대 내 집무실과 비서동 사이가 멀어 업무의 효율성을 이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들자, 청와대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수현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현재 청와대는 다 아시다시피 대통령 본관에서 근무하시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때는 거기서 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서 저 위에 있는 본관 근무하기 좋은 걸 마다하시고 이 비서동으로 내려와 계시거든요. 그래서 대통령께서 찾으시면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는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이전한다고 하는 그런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그건 현재와 전혀 맞지 않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SNS에 "청와대를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면서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니까 본관 집무실은 비서동과 너무 떨어져 있어서 문 대통령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설명입니다.
실제 청와대 비서관실에서 본관의 대통령 집무실까지는 500m 정도 거리로 걸어서 10분, 차를 타면 5분 정도 걸려 웃지 못할 일화들도 많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서 전달을 위해 보좌관이 자전거를 타고 집무실로 달려갔던 일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무실의 넓은 크기에 "여기서 테니스를 쳐도 되겠다"고 말한 것은 청와대의 비대함에 대한 유명한 일화들이죠.
청와대 집무실은 50평 정도로 출입문에서 대통령 책상까지 15m 정도가 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를 마치고 뒷걸음으로 문까지 가던 한 장관이 넘어진 일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의 구조 자체가 권위주의적이고 소통이 어렵다며, 리모델링을 하거나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선거철 단골 소재였는데요.
윤 당선인도 후보 시절,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집무실 이전을 공약했죠.
미국 백악관의 경우 집무실과 비서동, 관저가 가까이 붙어 있어 수시로 회의할 수 있기도 하고 부통령이나 비서실장 등과 쉽게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우리도 이렇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오죠.
다만 시한에 쫓겨 서두르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데요.
[임태희 / 윤석열 당선인 특별고문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후속적인 여러 가지 시설을 갖추거나 하는 것은 이거는 예를 들어서 시한을 정해놓고 추진하기에는 굉장히 잘못하면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왜 그러냐 하면 저희가 가령 이사를 해서 집을 인테리어를 다시 해도 간단한 집 공사를 해도 보통 두 달 걸립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청와대의 국방부 이전으로 1조 원 이상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안보 공백도 우려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청와대 이전을 둘러싼 공방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윤보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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