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첫 국산 초음속전투기 KF-21 날았다

2022.07.20 오후 01:22
[앵커]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초음속전투기 KF-21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이제 본격적인 비행 단계에 착수하면서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가게 됐는데요,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국방부 출입하는 신준명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우선 어제 시험 비행 장면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첫 시험 비행은 경남 사천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진행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회색 전투기가 KF-21 보라매입니다.

꼬리 날개를 보시면 001이라고 돼 있죠?

이게 시제기 6대 중에 1호기라는 뜻입니다.

이 1호기가 굉음을 내면서 활주로를 달리더니 부드럽게 상공으로 날아올랐습니다.

KF-21은 음속의 1.8배, 그러니까 시속 2천2백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초음속전투기입니다만,

첫 비행인 만큼 경비행기 수준인 시속 400km 수준으로 날면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점검했습니다.

이렇게 33분간 경남 사천 인근 상공을 비행한 뒤에 4시 13분쯤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이번 시험 비행 성공으로 세계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성큼 다가가게 됐습니다.

첫 시험 비행의 조종간을 잡은 조종사 안준현 소령, 탑승 전 긴장한 표정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는데요,

안 소령은 "내색은 안했지만 이륙 직전까지 마음 속의 부담이 컸다"며 "이륙 후에는 편안하고 순조롭게 비행했다"고 첫 시험 비행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KF-21의 성능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KF-21은 4.5 세대를 겨냥해 개발된 초음속 전투기입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는 F-16을 뛰어넘었고, 4세대 대표인 F-15나 러시아의 미그-29 등과 어깨를 견주지만,

이들에게는 없는 최첨단 에이사 레이더를 장착했습니다.

또 아직은 없지만 세미 스텔스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회색 기체의 앞부분에 검은색 코처럼 도색된 부분이 있죠.

이게 능동형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줄여서 에이사(AESA) 레이더라고 하는 장비입니다.

소형 송수신 모튤 천여개가 전자빔을 쏴 목표물을 탐지하는데,

공중과 지상, 해상의 여러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레이더로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바로 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건 적외선 탐지·추적 장치입니다.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 있는 적 전투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추적해서 위협을 미리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제 시험 비행에서는 미티어 미사일 4발이 탑재된 모습이었습니다.

사거리 200km, 음속 4.5배의 속도로 적에게 날아가는, 현존 최강의 공대공 미사일입니다.

여기에 사거리 500km가 넘는 정밀타격용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도 탑재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KF-21은 이런 무장을 7.7톤까지 싣고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KF-21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처럼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선 레이더에 잘 안 잡히는 저피탐 설계를 갖춰 앞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추도록 개량도 가능합니다.

[앵커]
KF-21 개발에 우여곡절도 상당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0년 초, 국산 전투기 개발 방침이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개발비 8조 8천억 원과 양산비 10조 안팎 등 18조 원 넘게 투입되는 과도한 예산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또 기술 개발의 어려움, 예산에 따른 개발의 효용성 등 문제가 지적되면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F-35 등 더 고성능 전투기를 들여오는 게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거죠.

또, 미국이 앞서 말씀드린 에이사 레이더나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 등 핵심 첨단 장비의 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투기는 한 번 도입하면 수십 년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드는 유지보수 비용이 구매할 때 비용보다 더 2-3배 더 들어서 자체 생산할 경우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내 방산업체들이 힘을 모아 에이사 레이더를 비롯해 각종 첨단 장비를 자체 개발하게 됐고, 그 결과 국산화율이 89%에 이르는 말 그대로 '우리 전투기'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게다가 KF-21은 5세대 전투기보다 가격과 유지 보수 비용이 저렴해 세계 수출시장 도전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우리 방산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됐다"며 "자주 국방으로 가는 쾌거"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하지만 KF-21 개발에 앞으로 남은 과제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2천2백 회에 달하는 시험 비행을 반복하며 각종 성능과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 생산가격이 아직은 책정되지 않았지만 2026년 이후 진행될 양산 과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분담금을 받아내는 일도 남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개발비 8조8천억 원 가운데 20%인 1조7천3백여억 원을 분담하기로 했는데 현재까지 8천여억 원을 연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과제들이 무리 없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노후화된 F-4, F-5 등 전투기를 대체하고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기대가 되네요.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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