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 대행 간의 문자에 등장한 '강기훈'이란 인물은 권 대행의 외곽 자문그룹이었던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강 씨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건데, 권 대행이 강 씨를 이준석 대표의 대체재로 여겼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이경국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직무대행의 문자에 언급된 '강기훈'.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궁금증은 커졌습니다.
현재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다는 것까진 확인됐는데,
[권성동 /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제가 추천한 게 아니라 대통령실에서 능력이나 공로를 인정해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직접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전화 통화에 응하지 않던 강 씨는 YTN과 나눈 문자에서 권성동 대행을 알게 된 경위와 극우 논란 등 여러 궁금증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도움이 될 거라며 한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YTN이 찾아본 영상에서 권 대행은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던 것 등을 언급하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어 당시 당 밖의 인물을 소개받아 도움을 요청했고, 외곽에 '2030 자문그룹'을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또 영상에선 대선 당시 화제가 됐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 단문 공약이 해당 자문그룹의 아이디어였단 언급도 등장합니다.
결국, 강 씨 스스로 자신이 권 대행을 외곽에서 도왔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겁니다.
YTN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권 대행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강 씨를 알게 된 시점과 최근 윤 대통령과의 문자에 강 씨의 이름을 거론한 시기에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입니다.
지난 대선 때 친윤 그룹이 이 대표와의 신경전으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지금은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 징계를 놓고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 대행이 이 대표를 대체할 청년 정치인으로 강 씨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장성철 / 공론센터 소장(KBC 라디오 '백운기의 시사일번지') : 일각에서는 이래요. 강기훈 씨를 이준석 대체재로 키우려는 것이 아니냐….]
이준석 대표 측도 이 같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성 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된 데 이어,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과정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천하람 / 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뭔가 윤핵관들의 힘이 작용했고, 대통령께서 그걸 그렇게 만류하지는 않지 않았을까….]
물론 당 윤리위와 친윤계에선 이런 의구심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대표가 자신의 잘못으로 초래된 징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불쾌해 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양측의 감정의 골이 좀처럼 메워지지 않는 분위기인데, 야당은 강기훈 씨를 고리로 대통령실과 여당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 극우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대표였다는데 이렇게 극단적 인물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공세 수위가 높아지자 행정관 한 명의 생각에 업무가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실까지 공방에 참전한 상황.
이준석 대표 역시 장외 여론전을 본격화한 모습이어서 강기훈 씨를 둘러싼 '문자 논란'의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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