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앤피] 이태원참사 유족“눈물 한 방울이 어떤 역사 기록할지 지켜볼 것”

2022.12.19 오후 03:05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2년 12월 19일 (월요일)
■ 대담 : 故 이상은 씨 부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이태원참사 유족“눈물 한 방울이 어떤 역사 기록할지 지켜볼 것”

-49재 ‘우리를 기억해주세요’추모제 진행, 대통령실에 요구사항 전달도
-희생자 외 모든 국민들도 피해자...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책임지는 모습 보여주길
-국정조사 시한 반도 남지 않은 상황...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모습 보여주길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이태원 참사 끝난 게 아니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사죄하지 않으면 참사 원인은 결국 이태원에 간 우리 아이, 개인의 잘못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는데요. 많은 걱정들이 있죠. 금요일, 49일이 지난 날이었습니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이름의 시민 추모제가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도 함께 하셨던 분이죠. 참사 희생자인 故 이상은 씨의 아버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 故 이상은 씨 부친(이하 부친)>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여러 가지로 마음이 힘드신데 저희와 이야기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부친> 상은이를 보내고 나서 49재까지는 올곧이 상은이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면서 보냈습니다. 아침마다 108배를 하면서 우리 딸이 이승에서의 아픔, 슬픔, 고통, 원통함 다 버리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기원하였고요. 그런데 또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까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무너지면서 탄식이 절로 나오네요. 저녁에는 또 “상은이가 왜 없냐고 안 들어오냐고” 애 엄마가 통곡을 하고, 이 아린 마음 평생 안고 살아야겠죠.

◇ 김우성> 그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 부친> 어제는 제일 추운 날씨였는데 녹사평역 시민분향소 지킴이를 5시간 정도 했거든요. 추운 날씨에 가림막도 없는 들판에 세워진 분향소에 있는 영정들을 바라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국화꽃이 다 꽁꽁 얼어서 만지기만 하면 부서지는데 피지도 못하고 쓰러져 간 애들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셔서 영정사진에 핫팩도 붙여주시고, 또 우리들을 안아주시고 힘내라고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 김우성> 부서지는 국화꽃처럼 마음이 아프시지만, 또 시민들의 위로도 있습니다. 사실 따님 관련된 보도가 조금 있었습니다. 공인회계사에 합격도 했고, 정말 좋은 곳으로 보내기에 너무나 아까운 따님일 텐데요. 우리 모두 기억해야 되니까요. 따님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부친> 미국 공인회계사 AICPA라고 하는데요. 2년여 동안 휴학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하면서 아침부터 친구들도 못 만나고 밤늦게까지 공부해서 8월 19일 대학 졸업하고 23일에 AICPA에 최종 합격을 했거든요.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터뷰도 다니고 하다가 10월 29일에 그렇게 됐는데요.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에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계획도 많고, 꿈도 있는 그런 딸이었어요. 상은이 버킷리스트가 벽에 쭉 붙어 있는데, 마지막 13번째 ‘취업’을 앞두고서 이렇게 됐습니다. 저희가 맞벌이를 하는데 엄마 아빠 때문에 외롭게 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미안하고, 어릴 때 놀이방에 좀 늦게 가면 남아 있던 서너 명의 아이들이 엄마 아빠인 줄 알고 달려나왔다가 아니면 실망하고 돌아가던 그런 모습들이 지금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요. 그런데 우리 딸은 그걸 알았는지 아침 일찍 밥 먹자고 하면 항상 투정 한 번 없이 즐겁게 와서 밥 먹어주고, 그런 게 너무 항상 고마웠었고 그랬는데 제가 충청도 아저씨라 무뚝뚝해서 ‘사랑한다’는 표현 한번 제대로 못 해본 게 지금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 김우성> 이야기를 듣는 저희 청취자분 한 분 한 분도 따님의 모습, 그 마음씨까지 다 머릿속으로 그려질 것 같습니다. 금요일에 많은 시민들도 함께해 주셨고 또 조계사에서도 49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됐나요. 친구분들도 왔나요?

◆ 부친> 네, 대웅전 마당에서 통합 49재를 조계사에서 해 주셔서 많이들 오셨더라고요. 조계사한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하고요. 원래 상은이는 조계사에서 초재부터 49재를 거기서 하기로 처음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12시에 조계사 극락전에서 49재를 별도로 또 했어요. 상은이가 결혼했으면 축가를 불러주었을 친구들이 와서 진혼곡을 불러주고, 모두 눈물을 흘려주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상은이의 마지막 이별이라고 인사를 해줘서 또 억장이 무너지고, 또 저희 어머니하고 애 엄마하고도 통곡을 했습니다. 그리고 5시에 녹사평역에 시민분향소에 가서 유가족이 모여서 다 같이 헌화하고. 저녁 6시부터 아주 추운 날씨인데도 이태원역에서 고행된 이태원 참사 시민 추모제를 한 3시간 정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취지 아래 진행을 했고요. 많은 분들이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추운데도 불구하고 진행했고, 끝나고 대통령실에 저희들이 어떤 요구사항을 전달하려고 했는데. 경찰들이 몇 겹으로 둘러싸여서 못 가게 행진을 막아서 저희 대표님들 몇 분만 가서 관계자한테 전달하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슬픈 게 그 시간에 대통령께서는 크리스마스 점등식에 참가해서 함빡 웃고 계시더라고요.

◇ 김우성> 같은 빨간색 목도리인데 이렇게 의미가 다를까, 많은 국민들도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앞에서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우려를 읽어드렸는데, 생존자 분들도 지금 위태롭고요. 유가족분들도, 지금 아버님 목소리만 해도 계속 떨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당장 심리 지원뿐만 아니라 안정, 여러 가지 참사 해결을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유족협의회나 가족분들에게 정부의 이런 조치가 있으신가요?

◆ 부친> 처음에 발인하고 나서 다음 주에 구청에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심리치료를 받으실 의향이 있으시면 안내를 해 드리겠다고, 그런데 아내 회사에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있어서 거기서 하겠다고 했는데요. 세 번 정도 심리 치료 상담을 받기는 했는데, 저도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라 낮에 오고 가고 서너 시간을 가서 앉아 있을 수도 없고요. 그리고 심리 치료 상담하시는 분들이 이런 큰 참사를 잘 못 겪어서 그러신지 저희의 상처에 비해서 잘 그렇게는 안 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세 번 정도 하고 지금은 그냥 중단한 상태고, 다른 분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일을 하시는 분들은 또 시간이 안 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겪은 고통이 다르고, 겪고 있는 슬픔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정말 마음을 구해줘야 되는 상황인데 안타까운 마음이고요. 지금 국민들이 지켜보는 마음도 그렇습니다만, 아버님께서 이번 참사를 겪은 모든 국민들이 참사 피해자다. 이런 말씀도 해주셨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 부친> 저는 10·29 이태원 참사가 단순히 159명의 희생자를 포함한 300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날 그 자리에 13만 명의 시민들이 있었거든요. 운명의 지침이 조금 달랐을 뿐, 그 13만 명의 죽음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 가족을 대략 20명씩 잡으면 그 가족, 친척 260만 명의 눈물일 수도 있고요. 그 친구들까지 합치면 2600만 명의 슬픔, 아픔이었을 수도 있고요. 5천만 국민의 탄식이 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도 힘들지만 이 상황을 지켜보시는 국민들도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언뜻 듣기로 국민들 중에 한 10여 명이 트라우마 때문에 자살을 했다는 소식도 잠깐 접했는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고히 책임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서 이 고통의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우성> 어떤 분들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가장 위로가 되는 건 같은 마음을 겪고 있는 유가족 분들이실 것 같아요. 지금 많은 분들이 모여서 함께 얘기하고 계시죠?

◆ 부친> 어제 기준으로는 희생자 기준 103명의 가족이 모여 있고요. 그중에 유가족 185명, 엄마, 아빠, 이모, 고모 그런 식으로 해서 185명의 유가족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 추위 속에도 서로 손을 꼭 잡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정부 여당이 사실은 유족의 요구에 대해서 아직 유족이 만족할 만한 답을 내주지 못했는데, 앞으로 정부 여당이 어떤 역할, 어떻게 나올 거라고 보십니까?

◆ 부친> 저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할 거면 벌써 했을 것이고요.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윗선의 책임자 처벌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타이밍을 놓쳤고요. 아마 대통령을 포함한 윗분들은 이때 물러서면 보수, 진보 양쪽을 다 잃게 된다는 그런 생각을 아마 하면서 한쪽이라도 꼭 붙들고 가려고 아마 그런 아집을 갖고 갈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그러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우성> 여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게 지금 故 이상은 씨 아버님께 저희가 들어야 하는 말인가 싶습니다. 참 가슴이 답답한데요. 정치권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 생존자도 댓글, 막말 이런 것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생각 드십니까?

◆ 부친> 제가 66년생입니다. 제가 네이버에 찾아보니까 막말을 했던 이상민 장관이나, 장제원 의원이나, 권성동 의원이나 다 저랑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더라고요. 다 아들, 딸도 있을 것이고 우리 딸이 좀 작아요. 키가 작았는데, 아마 분명히 공중에 떠서 서서 죽었을 것 같아요. 너무 작다보니까. 저는 그분들한테 당신들의 아들, 딸이 그 구원의 순간에 ‘살려달라’고 외마디 비명을 남긴 채 ‘압살’이라는 저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요. 압살되었다고 상상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입으로 쌓은 업보는 어떻게 감당하시려고 하시는지, 저는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대통령께 잘 보이려고 하는 그 주위 환관들의 달콤한 노래 소리만 듣지 마시고 우리 죽어간 영혼들의 절규와 우리 국민들의 탄식에 귀를 좀 기울이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김우성> 이 목소리가 대통령실에도 전달되기를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아버님, 지금 국정조사도 여야 합의로 출발하다가 정치권 상황 때문에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야 3당 단독으로라도 하겠다. 이렇게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마음이 답답하시죠?

◆ 부친> 네,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국정조사는 국정조사거든요. 그런데 159명의 죽음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처음부터 예산안과 이상민 장관의 거취 문제와 결부시켜서, 이게 너무 답답해요. 지금 국정조사 45일 중에 다음 달 7일까지로 돼 있으면 지금 3주밖에 안 남았거든요. 반도 안 남았습니다. 정치하시는 분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요. 제발 국정조사 하시는 분들 하시기 전에 분향소에 오셔서 희생된 영정들의 눈 한번 쳐다보고 한번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그 영혼들이 절규 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국정조사를 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김우성> 유가족과 시민들이 풀어나가려고 하는 문제를 정치권이 막고 있다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면 안 될 텐데요. 아버님,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한 말씀 하시죠.

◆ 부친> 제가 10·26 사태,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중학교 때 겪고 나서 그 이후에 10명의 대통령을 겪었습니다. 겪다 보니 솔직히 권력은 길어야 10년이고, 5년 채우기도 힘든 게 권력이더라고요.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거 아닙니까? ‘일꾼’이 되겠다고, ‘머슴’이 되겠다고 표 얻고 나더니만, 국민의 목숨을 개돼지 목숨보다 못하게 생각을 하고. 저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 같고요. 그 책임을 다 할 자신이 없고 다 하지 못했다면 그 자리에서 당연히 내려와야 하고, 그 월급도 다 내놔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꾼들은 다음 선거를 생각을 하고, 훌륭한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저희들이 세금 내서 드리는 월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달라고, 좋은 나라 만들어 달라고 드리는 국민의 피와 땀입니다. 우리 이태원 참사에 희생된 친구들이 놀러가서 죽은 게 아니라,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못한 그 정치인들의 잘못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또 이 추위의 영정 속에서 웃고 있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 부친> 해외에 있는 여러 친구들도 그렇고, 저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보내준 게 ‘먹구름이 잠시 햇빛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어둠은 결코 빚을 이길 수 없다. 힘내라.’ 저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11명의 대통령을 겪으면서 그 독선과 아집의 권력, 탐욕과 무지의 권력,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지 않은 권력이 어떻게 역사의 심판을 받았는지 똑똑히 보고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는 항상 정의와 진실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을 정치하시는 분들이 명심하셨으면 좋겠고요.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돌멩이 하나’에서 민주화를 이루었고, ‘촛불 하나’에서 역사를 바로 세웠습니다. 10·29 참사 ‘영혼의 눈물 한 방울’이 어떤 역사를 기록할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 김우성> ‘역사’라는 두 글자, 정치권에서 어떻게 들으실지. 유족의 목소리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버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저희도 故 이상은 씨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 부친> 감사합니다.

◇ 김우성> 故 이상은 씨의 부친이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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