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활동이 이번 주 마무리됩니다.
국조특위는 '늑장 대응'과 참사 수습 과정에서 무능을 질타했지만, 정부와 경찰, 용산구청 등은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고, 수사권 없는 국정조사 한계도 여실히 확인됐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견디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의 절절한 증언을 끝으로 국회 국정조사는 사실상 모든 활동을 마쳤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지난 12일 / 유족·생존자 공청회) :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저는 저의 예비신부를 잃었습니다. 소방대원이 있었지만 모든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서이현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지난 12일 / 유족·생존자 공청회) :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정확한 진상규명과 모든 책임자 처벌이며,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24일 출범한 국조특위는 예산 정쟁에 밀려 지난달 21일에야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기관보고, 청문회를 두 차례씩 진행했고, 기한을 열흘 늘려 가까스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와 생존자·유족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사 직후 대응할 콘트롤타워가 없었다, '늑장 대응'이었다는 지적에 행정안전부 장관이 남긴 말은 유족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지난달 23일 / 현장조사) : 사고 수습을 위한 단계에 있어서 중대본이라는 것은 그렇게 촌각을 다투는 문제는 아닙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27일 / 1차 기관보고) : 상황실로 가든, 현장으로 가든 그 시간에 수행 비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80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신 거예요.]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지난달 27일 / 1차 기관보고) :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고요.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습니까?]
인파를 통제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던 경찰력 배치를 놓고 경찰 지휘부 사이 진실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이임재 / 전 용산경찰서장(지난 4일 / 1차 청문회) : 제가 (기동대) 지원 요청했다는 지시를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는 입장입니다.]
[조은희 / 국민의힘 의원(지난 4일 / 1차 청문회) : 경비기동대 요청이 있었습니까, 용산경찰서로부터…?]
[김광호 / 서울경찰청장(지난 4일 / 1차 청문회) : 저희 서울청에서는 교통기동대 1개 대대 요청 외에는 받은 바가 없습니다.]
참사 초기 우왕좌왕했던 용산구청장은 실무진에 책임을 돌리다 호통을 듣기도 했습니다.
[조수진 / 국민의힘 의원(지난 6일 / 2차 청문회)] : 회의 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돼 있군요?]
[박희영 / 용산구청장(지난 6일 / 2차 청문회) : 그게 실무진의 실수입니다. (실무진) 착오가 있었다는 거죠.]
[우상호 /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지난 6일 / 2차 청문회) : 무슨 착오가 있어요? 안 한 회의를 했다고 한 게 무슨 착오예요? 거짓말이지.]
참사 트라우마를 겪는 이태원 상인은 유족들에게 부끄럽다, 흐느끼며 고개를 숙였지만,
[남인석 / 이태원 상인(지난 12일 / 유족·생존자 공청회) : 죄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유족 여러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유족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정부 책임자의 사과를 듣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천준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6일 / 2차 청문회) : 공개적인 석상에서 아직 한 번도 사과하신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지난 6일 / 2차 청문회) : 정부를 대표해서 또 개인적인 자격을 포함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사 원인과 대응 문제를 세세히 밝히고,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찾기엔 수사권이 없는 국정조사의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했던 야당이 이 장관 파면과 특검 수사 등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마지막 남은 결과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됩니다.
159명을 잃은 이태원 참사, 국회는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에 나섰지만, 고비마다 이어진 정쟁에 희생자들을 위로할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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