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과 결별하겠다", 이렇게 예고됐던 전광훈 목사의 기자회견,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습니다.
오히려 국민의힘을 개혁하겠다며 '당원 가입 운동'을 제시하고, '공천 문제'까지 거론했습니다.
황윤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동호 / 자유통일당 사무총장 :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전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및 당원 중심의 후보경선이 그것입니다.]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신당 창당을 보류하겠다며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 목사 :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하여 반드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서 당신들 버릇을 고쳐드리겠습니다.]
[앵커]
일종의 '결별 보류' 선언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전 목사와 선을 그으면서도 언급을 피해왔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이번에는 참지 않았습니다.
"그 입 당장 닫아달라" 이렇게 외쳤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대체 지금 우리당을 뭘로 알고 지금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기현 대표의 이런 반응은 지금 당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 목사와 관련해 지도부를 비판하다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고,
또 이 상황을 둘러싼 설전도 계속되는 등 전광훈 목사 논란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당의 원로시고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역임하신 분이니 국민에게 정확히 실상을 말씀해주실 필요가 있고…. 자제를 당부드린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분은 나쁘더라도 내용을 수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전광훈을 잘라야지 왜 홍준표를 자릅니까, 그래서 완전히 오발탄이죠.]
전광훈 목사가 국민의힘을 향해 또 목소리를 낼 수도 있는 만큼 김 대표가 더 분명하게 선 긋기를 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또 논란이 터졌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이 주인공입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이 김일성 지시에 의한 거라고 주장하고,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일본 외교청서에 대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 징표라고 평가해 논란이 되자 일본 주장을 옹호한 게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민주당을 비판하려고, 신도 성폭행 논란이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 JMS에 비유한 글을 SNS에 올렸다 막말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조성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 SNS에 민주당을 겨눈 글이 올라왔다가 곧바로 삭제됐습니다.
쓰레기와 돈, 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와 함께, 민주당을 신도 성폭행으로 논란이 된 기독교복음선교회, JMS에 빗댄 내용입니다.
최근 민주당의 '돈 봉투 의혹'이나 과거 성 비위를 비판하려던 의도로 보이는데, 선을 넘은 '막말'이란 비난을 받았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수습에 나섰습니다.
보좌진 실수로 비공개로 보고돼야 할 메시지가, 전체보기 상태로 공개됐고, 당에 누를 끼친 것을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심사를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잇단 설화에 기강 잡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태영호 최고위원도 김재원 최고위원과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새로 임명된 황정근 중앙윤리위원장은 여당 내 발언 논란과 관련해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윤리위를 최대한 빨리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정근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 당헌·당규에 정해진 역할을 공정성과 객관성의 원칙에 따라서 잘 수행할 겁니다. 문제 되는 사안에 대해서 일벌백계하고 이런 역할이 하나 있겠고요. 국민 정서에 어긋나거나 국민 정서를 거스르거나, 이런 언행에 대해 어떤 가이드라인, 기준, 준칙, 이런 걸 마련하는 기능도 있거든요.]
전광훈 목사 논란에, 지도부 설화까지 이어지면서 김기현 대표의 고심도 깊을 것으로 보이네요.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돈 봉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재명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했고요.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하며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기완 기자 리포트 보고 오시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내 다수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직접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실 압수수색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뒤 닷새 만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특히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선 프랑스에서 조기 귀국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에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이재명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머리를 숙인 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당 전체가 '부패 정당'으로 낙인 찍히는 걸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민주당은 그러나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한계가 명확한 만큼 자체 진상조사는 실시하지 않고 검찰 조사를 지켜본 뒤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래서 실효성 있는 조사결과를 내놓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다만, 일부 비명계에선 당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거명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을 포함해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앵커]
잠시 귀국해 있는 이낙연 전 대표도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3일 친이낙연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에서 이런 얘기가 오갔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귀국 요청까지 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어떤 입장일까요?
송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귀국 문제 등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통화하며 이 대표의 말을 이해했고, 자신의 입장도 설명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할지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들어가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그런 만큼 이재명 대표의 조기 귀국 요청에 응할지 관심인데,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토요일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더불어돈봉투당'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에게 빚이 없다면 관련자에게 수사 협조를 촉구하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습니다.
권남기 기자 리포트 보고 오시죠.
[기자]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송영길 전 대표를 즉각 귀국 조치시키고 관련 민주당 의원 등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남용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조치하는 등 엄중한 지시를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이재명을 대선 후보로 선출했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역시 돈 봉투가 오갔다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이라고 자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과정은 물론 지역구 물려받기를 볼 때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한 몸 아니냐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는 물론 국정조사 추진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일단은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국민적 의혹이 크고 또 공분이 크기 때문에….]
이어 민주당 내부 고발을 받기 위한 제보센터까지 만들겠다며 압박의 수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양심 있는 민주당 내의 인사나 관련자들의 '더불어돈봉투'와 관련된 각종 제보를….]
[앵커]
오늘 국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좌장으로 여야 비주류와 소장파 출신들이 모여 양당 체제 극복을 위한 토론회를 엽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발표자로 나서는데요.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제3의 정치 세력화 논의가 시작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 만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정국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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