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공항 활주로 코앞에 있는 한 골프장이 비행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야간 조명 사용을 허가받았습니다.
감사원이 그 과정을 살펴봤더니 골프장 측은 엉터리 서류를 제출했고, 서울지방항공청은 이를 제대로 확인도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공항 바로 옆에 있는 골프장입니다.
지난 2021년 초, 야간 운영 허가를 받으려고 항공기 조종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골프장 조명이 비행에 방해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골프장 측은 모두 129명에게 물었는데, 3명만 빼고 모두 괜찮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서울지방항공청에 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이 설문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2명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고 전체 68%인 88명은 야간에 해당 조명을 본 적도 없는 조종사였습니다.
또, 29명은 자신은 그런 설문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허가 조건인 비행 테스트도 엉뚱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골프장 야간 조명이 공항의 다른 안내등과 헷갈리거나 방해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전혀 다른 전파 영향성 검사 결과를 냈습니다.
이견 조율 과정에서 기장들이 설문조사 내용을 보고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서울지방항공청은 추가 조사 없이 그대로 허가를 내줬습니다.
담당 직원은 크게 문제없을 것으로 봤고,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는 확인 안 했다고 해명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철 / 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 5과장 : 일단 제목부터가 다르고요. 검사 항목을 A를 하라고 했는데 B를 한 검사 결과를 냈는데, 그거(서류)를 열어보지도 않고 (골프장 말만 듣고) 잘 된 것으로 해서 그냥 통과를 시켜줬기 때문에…]
전문 조사 기관을 통해 제대로 살핀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골프장의 모든 조명 불빛이 조종사에게 눈부심을 유발할 수 있으며, 축구장 조명탑보다 사물 인지도를 더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감사원은 항공 안전에 대한 골프장 야간 조명의 위해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 허가를 내준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골프장의 야간 운영을 중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서울지방항공청에 통보했습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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