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주말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을 찾은 가운데, 김홍규 강릉시장이 가뭄 대책과 관련한 핵심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일정을 긴급히 조정해 강릉 오봉저수지를 시찰한 뒤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긴급 가뭄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대책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김 시장에게 연곡 저수지 정수장 확장 비용에 관해 물었다.
김 시장은 "원수를 보관하고 정수하는 공간을 만드는 비용"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통령은 "1,000억 원으로 5만 톤의 물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냐"고 재차 물었다.
김 시장은 "원수 확보 비용은 없다. 오로지 정수장 비용"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은 "그렇다면 원수가 5만 톤이 없을 텐데"라며 답답함을 드러냈고, 김 시장은 지하저류댐 1만 8,000톤을 언급했지만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었다. 추가 비용 500억 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에도 원수 확보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통령은 "기존 계획은 (예산에) 이미 다 책정이 돼 있을 것이고, 뭔가를 추가할 테니 정부가 지금 새롭게 지원해달라, 이렇게 말한 거잖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답변이 계속 엇갈리자 이 대통령은 "내가 계속 그걸 묻고 있는데, 말이 이상하다"고 말했고, 옆에 있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중재에 나섰지만 원하는 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대통령은 오봉저수지 시찰 중 김 시장이 "9월에는 비가 올 거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하자 "하늘만 믿으면 안 된다. 평균적으로나 통계적으로 당연히 비가 오겠지만 안 올 경우, 사람 목숨을 가지고 실험할 수는 없다"며 질책하기도 했다.
9월 1일 오전 현재 강릉시는 극심한 가뭄으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4.5%까지 떨어져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연곡 지역 정수장 확장 계획에는 5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원수 자체는 비교적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46% 수준에 불과해 사상 최악의 가뭄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강릉 방문과 회의 장면은 KTV 국민방송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에 공개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게시물 조회수는 25만 회를 넘어섰고, 누리꾼들은 강릉시장의 대응 미흡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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