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금 하고 있나?"·"말이 길다"...업무보고에서 잇단 '공개 질책'

2025.12.13 오후 10:03
[앵커]
외교와 안보 등 보안 사안을 제외한 모든 부처의 업무보고를 사상 처음으로 전부 공개한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공직자들을 상대로 '송곳 질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답변을 못 한 기관장들에겐 공개 질책이 뒤따르고 있는데, 공직 기강을 다잡아 속도감 있게 국정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가 담긴 거로 보입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역대 정부에서 보통 새해 초에 진행되던 일정이 12월로 앞당겨진 이재명 정부의 첫 부처별 업무보고.

이 대통령은 마약 유입을 통관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기 위해, 특송과 국제 우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지 따져 물었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지난 11일 정부 업무보고) : 특송· 우편에는 별도 인력을 투입해서 추가 검색하는 걸 지금 하고 있어요? 우편집중국에 인력 파견하라고 했는데….]

우체국 한 군데에서만 '이중 검사'가 이뤄지고 있단 답변과 함께 인력난이 거론되자, 이 대통령은 그건 핑계에 불과하단 취지의 일침을 놨습니다.

[이명구 / 관세청장 (지난 11일 정부 업무보고) : 인력적인 부분들의 한계, 이런 부분들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이재명 / 대통령 (지난 11일 정부 업무보고) :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우리가 뭐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세부 내용에 대한 '송곳 질문'을 피해 가지는 못했습니다.

외화 불법 반출과 이집트 공항 개발 등을 묻는 말에 만족스러운 답이 안 나오자, 이 대통령은 강한 질타를 쏟아냈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지난 12일 정부 업무보고) : 수만 달러를 가지고 나간다. 그런데 뭐 책갈피에 끼우고 나가면 안 걸린다. 그런 주장이 있던데, 실제로 그래요?]

[이학재 /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지난 12일 정부 업무보고) : 저희가 보안 검색하는 것은 유해 물질을 주로 검색하고 있습니다. 칼이라든지….]

[이재명 / 대통령 (지난 12일 정부 업무보고) : 자꾸 옆으로 새지 말고, 제가 물어본 걸 얘기해 보세요. 외환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 그 말이에요…. 거 참, 말이 기십니다. 가능하냐 안 하느냐 묻는데….]

생중계된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공직자들을 질책하는 건, 공직 기강을 확실히 다잡아 국정 성과를 내겠단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입니다.

취임 6개월을 넘긴 상황에서 주요 정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려 한단 겁니다.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공직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있다며, 진행 방식 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박성훈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을 점검하고 내년 계획을 논의해야 할 부처 업무보고를 '갈라치기'와 '권력 과시의 정치 무대'로 만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업무 보고 생중계를 통해 정부의 국정 철학을 국민과 공유하고, 정책 이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거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YTN 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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