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사태 당시 임용이 취소됐던 당사자 가운데 1명이 선관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습니다.
부정 채용 청탁이 있었다고 결론 내린 감사원이 정작 법원에 증거 제출을 거부한 게 결정적이었는데, 무더기 복직 가능성이 열렸단 관측도 나옵니다.
황보혜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8월 대구선관위 경력경쟁채용에 합격한 A 씨.
아버지는 경북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낸 선관위 1급 고위직 출신으로,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며 감사원 감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감사원은 A 씨 부친이 대구선관위 인사담당자들에게 5차례 넘게 연락했고, 채용 전 "사무처장님이 이미 뽑으라고 해서 합격한 상태"라고 언급한 내부 메신저 대화도 확보해 부정 채용 청탁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를 근거로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4월 A 씨의 임용을 직권 취소했지만, A 씨가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A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부친이 채용 정보를 문의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부정한 청탁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관위는 감사원 보도자료 외에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감사원 역시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에도 내부 문서와 관계자 진술 등 핵심 증거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감사원이 감사 결과에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거나 권한 없이 선관위를 감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례적으로 질타했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YTN에,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이 권한 침해라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반할 수 있어 법원에 증거를 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다른 고위직 자녀 7명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자료 제출이 불가하단 입장인데, 이들 역시 선관위에 임용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낸 상태여서 무더기 복직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김용만 / 더불어민주당 의원(선관위 국정조사 특위 위원) : (이번 판결이) 채용 절차에 정식으로 참여했던 청년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도 있고…. 감사원법 개정과 개헌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명확하게 직무 감찰하고 처벌할 수 있게끔 하는 조치가 시급합니다.]
선관위는 A 씨 사건에 대한 항소 여부를 검토하면서 감사원에 자료제출을 촉구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독립 기구란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해 왔던 선관위가, 정작 법정에서는 감사원 자료에 매달리는 건 모순이란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영상기자 : 이성모 온승원
영상편집 : 서영미
디자인 : 김서연 자료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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