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7곳 화물차 가격 담합'...과징금 1,160억 부과

[앵커멘트]

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대형화물차 판매업체들이 10년간 서로 판매가격과 가격 인상시기 등을 조율하며 가격을 담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에 천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국내 건설경기가 극도로 침체했던 지난 2008년.

화물차 수요가 크게 줄면서 화물연대가 대규모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대형화물차 가격만은 꾸준히 올랐습니다.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 2006년과 2010년에도 수입 승용차 가격은 대부분 내렸지만, 수입 화물차값만은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인터뷰:임광빈, 덤프트럭 운전기사]
"옛날보다 비싸다고는 많이 느꼈는데 차 가격이 그렇게 간다고 하니까 일하는 입장에서는 살 수밖에 없는 거죠."

알고 보니 대형화물차 판매업체들이 비밀리에 영업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가격을 담합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위에 담합 사실이 적발된 업체는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 스카니아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등 7곳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화물차 판매가격과 가격 인상 계획 등 중요 영업정보를 몰래 공유하면서 가격 인상 폭과 시기를 맞춰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10년간 국내 대형 화물차 가격은 수요나 환율 변화에 상관없이 계속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신동권,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환율이 떨어지는 시기가 있습니다. 떨어지는 시기에도 (수입 화물차) 가격은 반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그래프를 볼 수 있습니다. 환율 인상에 대한 반응을 볼 때 담합의 효과가 상당히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 7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0억 원을 부과하고, 법인 7곳 모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07년 정유사들의 기름값 담합 사실이 드러난 뒤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내 이긴 적이 있습니다.

이번 화물차 판매가격 담합도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YTN 전준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