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허니버터칩 돌풍에 업계 불호령…"버터맛 내놔"

2014.11.20 오전 06:30
요즘 허니버터칩 돌풍이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방송 CF 한 번 없이 과자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심지어 중고사이트에서 웃돈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자를 내놓은 해태는 함박웃음이지만 농심, 오리온, 롯데 등은 한마디로 비상이 걸렸다. "해태가 허니버터칩 내놓을 동안 뭘 하고 있었냐"는 불호령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 롯데도 다음 달 버터맛으로 '맞불'

허니버터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다른 제과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이 정도 열풍이면 깜짝 인기가 아니라 시장의 지각변동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롯데가 발 빠르게 버터맛 과자를 준비해 이르면 다음 달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극비리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태와 같은 버터맛 감자칩을 내놓을지, 다른 종류의 과자로 버터맛을 공략할지 관심이다. 오리온과 농심도 버터맛 과자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시즈닝. 버터향 탑노트(봉지를 열었을 때 첫 향취)를 살리면서 단맛과 고소한 맛을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과자의 씹는 맛과 시즈닝을 조화시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 해태의 고민 "생산 늘리고 싶어도…"

대박을 터뜨린 해태지만 고민이 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인데도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장을 24시간 풀가동 하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다. "공장에 불이 나 생산이 중단됐다"는 헛소문이 도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현재 허니버터칩은 강원도 원주의 문막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다른 종류의 과자를 생산하는 공장은 라인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감자칩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렇다고 공장을 새로 짓자니 드는 돈이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공장 증축에 100억 원가량 소요된다는 말이 나온다.

만약 공장을 증축한다 해도 문제가 남아 있다. 농산물인 감자는 수입 쿼터 제한이 있어 마구 수입할 수 없다. 국내 감자밭도 농심과 오리온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 수급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다.

◆ 버터맛 강세 당분간 이어질 듯

"왜 우리나라에는 짠맛 감자칩만 있을까?"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된 해태의 실험은 기대 이상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사실 과자의 주소비층이 여성과 어린이들이지만 우리 시장은 이상하리만큼 짠맛 스낵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단맛을 좋아하는 주 소비층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당분간 허니버터칩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나머지 제과업체들도 버터맛 스낵 시장에 가세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마트 진열대에 '버터'라는 이름이 붙은 과자가 줄지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허니버터칩 열풍은 또 한가지 교훈을 확인시켰다.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마케팅보다 소비자 입소문이 훨씬 무섭다는 것. 해태는 앞으로도 당분간 허니버터칩을 광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YTN PLUS (press@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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