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점] 메르스 장기화, 경제 블랙홀 되나?

2015.06.21 오전 05:02
[앵커]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됐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내수도 위축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줄면서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는데, 문제는 이런 비관적인 예측조차 메르스가 한 달 안에 종식될 경우를 가정해 추산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벌써 한 달째, 전통시장에선 물건을 사고팔고, 흥정하는 왁자지껄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이런 현상이 특히 더 심합니다.

메르스 발생 뒤 전통시장과 지역상권 매출액 감소율을 보면, 서울과 대전, 부산은 20~30% 감소했고, 최초 발생지인 평택과 화성 등은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전북 순창은 72%나 감소했습니다.

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70% 넘게 체감경기가 악화됐다고 답했습니다.

[소하자, 서울 연남동]
"요즘 메르스 때문에 시장 가는 것 꺼려해요. 사람들이 많은데 가면 혹시 옮을까 봐."

백화점도 한 달 새 매출이 16.5% 줄면서 실적 부진 탓에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화장품 업계는 더욱 심각합니다.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모레퍼시픽은 메르스 첫 환자가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엔 시가 총액이 25조 원에 달했지만, 한 달 사이 23조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관광업계도 10% 이상 주가가 빠졌습니다.

메르스 여파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화장품과 백화점, 여행 레저 관련주에서만 시가총액 6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이처럼 내수가 메르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도 어두워졌습니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까지 하향 조정했는데, 이마저도 한 달 안에 메르스가 종식될 경우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임진,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앞으로 메르스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저희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불확실성으로 남겨놓고…."

하지만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 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석 달 동안 메르스가 계속된다면 GDP가 0.8%포인트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메르스 때문에 한국의 신용등급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비상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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