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깔창 생리대'를 아시나요?...가난한 소녀의 눈물

2016.05.31 오전 12:00
[앵커]
'깔창 생리대'라고 들어보셨나요?

여성용품을 살 돈이 없는 저소득층 가정의 소녀들이 신발 깔창을 대신 이용한다는 겁니다.

생리대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런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는데요.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된 영상입니다.

일주일 동안 결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소녀의 이야기.

생리가 시작됐는데 여성용품을 살 돈이 없어 수건을 깔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 생리대 제조회사가 생리대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이와 비슷한 사연들이 SNS를 통해 퍼졌습니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자주 교체하지 못했던 경험부터 신발 깔창이나 수건을 대신 이용했다는 충격적인 사연까지 전해지면서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줄을 이뤘습니다.

생리대는 보통 서른 개 남짓 들어있는 한 팩의 가격이 만 원 정도 하는데 하루에 8개에서 10개 정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생리대를 생필품으로 인정해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긴 했지만, 유기농과 한방 생리대 등 특화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정슬아 /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 생리대 살 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여성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죠. 사회복지제도 안에서 여성들의 경험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

하지만 따뜻한 움직임도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여성용품을 대신 사서 전해주는 사이트에는 나흘 만에 기부금 1,200만 원이 모였습니다.

20%까지 가격을 올리기로 했던 기업도 기존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들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지 않도록, 아이들이 건강한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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