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생경제] 삼성전자 비메모리 투자, 삼성도 살리고 반도체산업도 살리고

2019.04.25 오후 05:0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주완 하나금융 연구위원



[생생경제] 삼성전자 비메모리 투자, 삼성도 살리고 반도체산업도 살리고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한국은행은 1분기 경제성장률 부진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 장비투자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반도체는 우리의 먹거리죠. 반도체 관련된 뉴스들이 어제오늘 쏟아졌는데요. 먼저 지금 가장 ‘핫’한 뉴스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이 작년 69% 급감한 1조 3665억 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이고요. 또 연세대가 졸업하면 삼성전자에 채용되는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한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어제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고요. 생생경제에 반도체 뉴스가 나오면 모시는 분입니다. 하나금융 이주완 연구위원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이주완 하나금융 연구위원(이하 이주완)> 네, 안녕하세요. 이주완입니다.

◇ 김혜민> 1월 저희가 인터뷰할 때도 삼성전자 수입이 90%가 반도체인데, 반도체 시장이 어려워서 어닝 쇼크가 왔다고 이야기를 했고요. 오늘 뉴스에는 SK 하이닉스 실적 악화 소식입니다. 이것도 배경은 당연히 반도체 시장 위축이겠죠?

◆ 이주완> 네, 하이닉스는 더욱 반도체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더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었겠죠.

◇ 김혜민> 그러게요.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이거 알려주셨잖아요. 그리고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는 비메모리 시장이 75%이고,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메모리 시장이 대부분이라고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러면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의 실적 악화 원인은 메모리 분야인 거죠?

◆ 이주완> 메모리 가격 하락이 주된 원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죠.

◇ 김혜민> 이 두 회사는 메모리 분야를 주도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거고요?

◆ 이주완>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비메모리가 조금 있기는 한데, 여전히 메모리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고요. 반도체 중에서. 하이닉스는 100% 다 메모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혜민> 그래서 삼성전자가 앞으로는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어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건데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주세요.

◆ 이주완> 반도체를 메모리, 비메모리로 일단 분류하는 게 있고, 그다음에 파운드리, 팹리스, 이렇게 분류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것을 많이 혼동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 두 개는 같은 기준에서 나눈 것이 아니다 보니까 섞어서 쓰면 안 되는 용어들인 거예요. 저희들이 메모리, 비메모리라고 할 때는 반도체의 종류에 따른 분류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반도체가 어떤 제품이 나오는지. 그래서 반도체를 보통 크게 7개 정도로 제품군을 나눌 수가 있어요. 제품군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우리가 알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인 거고요. 메모리가 아닌 것들이 6개가 더 있다는 얘기잖아요.

◇ 김혜민> 그게 비메모리인 거고요?

◆ 이주완> 그것들을 하나하나 이름을 말하자니 많기도 하고, 기억하기도 어렵고 하니 메모리가 아닌 것을 몽땅 퉁쳐서 비메모리라고 하자. 사실은 존재하지 않은 용어인데, 비전문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반도체의 종류는 7가지고, 반도체 제품군이 메모리가 하나 있고, 나머지 6개는 메모리가 아니니까 그냥 비메모리라고 하는 거군요.

◆ 이주완> 사실은 다 이름이 있어요.

◇ 김혜민> 그러면 개수로 봐도 비메모리가 훨씬 많잖아요? 비메모리 시장이 그래서 훨씬 큰 거죠?

◆ 이주완> 시장 규모 자체가 최근 2년 동안 메모리는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비중이 높아진 착시효과가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2년을 제외한 그 전 10여 년 동안 평균적으로 반도체 시장 전체에서 메모리가 차지한 비중이 21%가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 김혜민> 그리고 대부분은 비메모리 시장이고요.

◆ 이주완> 나머지 80% 정도는 비메모리죠.

◇ 김혜민>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은 메모리 시장에 집중되어 있고요. 그런 와중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겁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 이주완> 어제 오후에 발표가 났기 때문에 간단한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가장 저희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투자 관련된 것들일 것 같고요. 총 133조 원을 2030년까지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재밌는 것이 그중에서 더 큰 규모인 73조 원을 R&D에 투자하겠다고 했고요. 그다음에 설비·투자 쪽에는 그것보다도 적은 6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삼성전자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에 대한 일종의 힌트를 준 것 같아요. 이제 저희들이 무조건 물량공세로 하는 것보다는 기술력을, 또 IP 같은 것들을 확보하는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 김혜민> R&D에 73조, 그리고 설비·투자에 60조. 그러니까 연구·개발하는 데 더 투자를 하겠다는 거군요.

◆ 이주완> 아마 인력 확충도 제가 볼 때는 생산 인력보다는 R&D 인력 쪽을 더 많이 뽑을 것 같아요.

◇ 김혜민> 생산 인력보다 연구·개발 인력을 더 뽑는다. 어찌 되었건 인력 시장에 있어서는 굉장히 활발해지는 하나의 요인이 될 것 같아요.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겠죠?

◆ 이주완> 삼성에서 발표한 간접 고용 효과 42만은 사실은 굉장히 모든 것들이 포함된 것이라 반도체와 관계가 없는 쪽이 대부분을 차지할 거고요. 예를 들면, 건설, SOC 관련된 인력들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삼성이 고용하는 정규직이라기보다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게 되는 근로자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 같고요. 실제로 삼성의 사원증을 받는 분들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혜민> 그래도 삼성전자가 어제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이 잘 실현된다면, 부가가치, 또 부가 일거리까지 해서 이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거라는 예상을 삼성 측에서 한 거죠.

◆ 이주완> 삼성전자가 발표를 할 때 이게 하루아침에 나온 계획을 아닐 거고요. 굉장히 오랫동안 가다듬어서 나름대로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현실적인 것들을 담았기 때문에 아마도 굉장히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액션이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혜민> 이 반도체 비전 2030의 핵심이 지금까지 메모리 쪽에 집중했었던 연구를 비메모리 쪽의 연구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라던데, 맞습니까?

◆ 이주완> 지금 사실은 어제 발표한 것 자체가 비메모리 육성 전략이기 때문에 메모리에 대한 것은 따로 발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기존에 이미 플랜이 있었을 것이고, 지금 어제 발표한 수치들은 순전히 비메모리 쪽과 관련된 것이라서 우리가 몇 주 전에 나눴던 하이닉스의 클러스터는 살펴보면 대부분 메모리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었고, 이번에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위주의 전략을 발표한 것입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삼성이 비메모리 분야 육성 계획을 발표한 배경은 우리가 앞서 계속해서 설명했던 메모리 시장의 하락, 위축, 이런 게 주요할까요?

◆ 이주완> 지금 아마도 저도 방송에서 계속 한국 업체들이 나갈 길을 물을 때 파운드리와 비메모리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씀을 했는데요. 사실 그런 고민들을 기업들은 당연히 했을 거고요. 어떤 방식으로, 언제쯤에 비메모리 쪽을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을 텐데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아마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발표 시점은 유동적이었지만, 제가 볼 때는 1분기 잠정 실적에 매를 맞고, 2분기 실적 발표하기 전에 타이밍을 일부러 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리고 문 대통령도 지난 1월에 청와대에서 한 말씀 하셨잖아요. 아마 그 배경들이 여러 가지 삼성전자의 오늘 발표를 이끈 배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지금 삼성전자가 연세대에 졸업하면 바로 채용되는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한다고 했어요. 이것도 비메모리입니까?

◆ 이주완> 시스템반도체가 사실은 비메모리인 것은 맞고요. 저희들이 시스템반도체라는 용어와 비메모리라는 용어 자체가 동일시해서 사용을 하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아까 제가 메모리가 아닌 반도체 종류가 6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렸고, 그 6가지 중에 가장 시장 규모가 큰 두 가지를 묶어서 보통 시스템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두 가지는 마이크로프로세서하고 로직 IC. 동일한 것은 아니고, 비메모리의 일부가 시스템IC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금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쪽의 인력 양성을 위해서 연세대와 함께 이런 학과를 만드는 게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 이주완> 저도 기업에도 있어 봤고, 학교에도 있어 봤지만 기업에서 인재들을 채용했을 때 고민이 분명히 엘리트 학생들을 뽑아놨는데, 막상 현장에 와서는 당장 할 수 없는 것투성이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다시 다 가르쳐야 하는 것들이 굉장히 고민거리였어요. 그래서 지금 연세대학교와 삼성전자가 이런 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고요. 이렇게 되면 이미 이 친구들이 졸업하고 입사했을 때 기본적인 것들의 소양을 갖추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1~2년 정도의 인턴 기간이 필요 없어지는, 그러면서도 양질의 교육을 이미 받고 온 인재들이 되겠죠.

◇ 김혜민>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내용을 여러분들께 전달해드리고 있는데요. 인텔이나 퀄컴을 선두로 한 미국이 지금 현재 비메모리 시장을 꽉 잡고 있는데, 우리가 지금 10년 동안 133조 원을 쏟아 부으면 과연 1등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도 들거든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이주완> 일단 현재로선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긍정적인 반쪽에 대한 근거를 말씀드리면, 삼성전자가 이미 메모리 쪽에서 확보를 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 기술과 인프라들이 막강하기 때문에요. 거기다가 비메모리라고 하는 것들이 설계도 다르고, 다른 면이 있기는 하지만 반도체라는 큰 범위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태까지 비메모리를 성장했는데도 잘하지는 못했잖아요. 그 원인이 비메모리에 대한 진입장벽이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메모리가 돈을 잘 벌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측면도 있어요. 삼성전자 정도 되는 실력자가 마음먹고 해보려고 달려들면 과거의 20년보다 미래의 향후 10년은 굉장히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거고요. 그다음에 저희가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측면은 비메모리와 메모리는 제품군 자체의 특성이 달라서 공장의 구성도 달라야 하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일하면서 느끼는 현장에서의 숙련도도 차이가 많이 있어요. 그런 부분의 격차가 분명히 있을 텐데, 삼성전자가 그런 부분들을 기존의 디램 라인을 잘 활용하면서 인력 재배치를 통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비메모리 부분이나 메모리 부분이 제품군 구성이나 인력이나 다른 것은 맞지만,이미 메모리 부분에 있어서 확보한 인프라 기술들이 있으니까 그래도 비메모리 부분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조금은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이신 거죠?

◆ 이주완> 아무래도 메모리의 탑클래스에 있지 않은 기업들이 뛰어드는 것보다는 훨씬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 김혜민> 이번에 발표한 삼성의 비전을 보니까요. 저는 상생이라는 단어를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이제 정말 실현이 된다면요. 팹리스 업체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했는데, 팹리스라는 게 뭡니까?

◆ 이주완> 저희가 아까 반도체 제품에 대한 분류를 설명드렸고, 지금 우리가 많이 듣는 게 파운드리와 팹리스라는 용어를 많이 들으실 거예요. 그거는 제품에 대한 분류가 아니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분류인 거라서 앞에 메모리, 비메모리는 잊어버리시고,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느냐에 따라서 다시 분류가 되는 거죠. 완전히 새로운 기준인 거죠. 그래서 보통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경우는 설계부터 소자를 만들고 패키지한 모든 일련의 공정들을 직접 다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종합 반도체 회사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IDM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요. 파운드리라는 것은 스스로 설계를 하지는 않고요. 고객들이 설계도를 주면서 주문을 했을 때 맞춤형으로 제작을 해주는, 제작만 하는 업체들이 파운드리입니다. 팹리스라는 기업들은 설계만 해서 그것들을 만드는 공장을 갖지 않은, 반대죠. 그래서 팹리스는 설계도와 모든 규격 같은 것들을 파운드리에 주면, 그 제작은 파운드리에서 맡아서 하게 됩니다. 대부분 팹리스에서, 혹은 파운드리에서 다루는 제품들이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가 훨씬 더 많아서 우리가 보통 비메모리라고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용어들이 팹리스, 파운드리가 같이 따라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비메모리는 메모리보다는 더 여러 기업들이 같이 일할 수 있는, 규모가 큰 거군요. 파운드리와 팹리스 기업이 나눠서요.

◆ 이주완> 그렇죠. 디램과 같은 메모리 같은 경우는 대부분 한 회사가 몽땅 하고 있는 구조가 대부분이고, 비메모리는 분업화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삼성에서 이렇게 하게 되면 중소기업이나 같이 상생하고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한데, 사실상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상생하기가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이것은 사실 상생을 하겠다는 것은 삼성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저는 보는데, 그러면 삼성이 자신들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 이주완> 그렇겠죠. 사실은 저희들이 국내에서도 반도체 산업 전체를 보면 삼성, 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 몇 개를 제외하면 굉장히 열악하고 규모가 크지 않고, 기술력도 사실은 많이 부족한 상태여서 어떻게 보면 반도체 생태계 자체가 한쪽에 치우친 구조에요. 약간은 기형적인 구조인데, 지금 삼성전자 비메모리라 한다고 했을 때는 설계 위주로 한다는 얘기는 아니고, 아마도 생산 위주로 하겠다는 얘기일 거고요. 삼성의 입장에서는 제조회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보면 결국 파운드리에 많이 위탁 생산을 하다 보면 결국은 고객이 있어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거잖아요. 고객이 팹리스 회사들이다 보니까 현재는 퀄컴이라든지, 이런 해외에 있는 굴지의 기업들의 물건을 받아서 하고 있지만, 사실은 국내에도 그런 수요 기반이 튼튼해진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변화할 수 있는 거죠, 수요처들을요. 그러면서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전략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상생과 생생 경제를 다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삼성전자가 제시한 거잖아요?

◆ 이주완> 삼성전자가 제시한 것들이 혼자만 살기보다는 생태계 자체를 구축해서 한국이명실상이한 제대로 된 반도체 강국으로 가겠다는 의도도 조금 엿보입니다.

◇ 김혜민> 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주완> 그렇게 되면 제가 볼 때도 굉장히 좋은, 바람직한 결과, 방향입니다.

◇ 김혜민> 다른 분야까지도 이런 모델들이 적용될 수 있고요. 가능한 산업이라면요.

◆ 이주완> 그렇죠. 지금 하이닉스 같은 경우는 메모리 쪽에서 비슷한 작업을 하겠다는 거고,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를 그렇게 하겠다는 거라서 어떻게 보면 반도체 산업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양대 축이 같이 균형 있게 성장해나갈 수 있는 좋은 방향인데요. 그런데 사실은 국가 경제 전체를 보는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바가 상당히 많은 두 개의 전략입니다.

◇ 김혜민> 어떤 부분에서요?

◆ 이주완> 지금도 우리나라의 포트폴리오가 전기·전자 쪽에 너무 치우쳐 있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비해서 불균형이 심화되었는데, 이 두 개의 전략을 통해서 그 심화가 더 커질 확률이 있거든요. 그렇게 보면 우리가 반도체 가격이 폭락했을 때 국가 전체가 휘청일 수 있듯이 반도체 산업 하나가 휘청거리면 국가 전체가 심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 국가 전체 포트폴리오 전략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 김혜민>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은 이런 상생의 모델들이 다른 산업 분야에도 확장되어서 일부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 적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저도 가져보고요. 오늘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위원님 모셨는데, 또 지금 뉴스 중 하나가 LG가 더 이상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겠다고 하는 뉴스가 화제거든요. 이거는 저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결국은 메모리 분야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거죠?

◆ 이주완> 사실 반도체 입장에서 보면, 휴대폰이 가장 큰 수요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글로벌 휴대폰 출하량이 중요하고요. 브랜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한국 업체든지, 미국 업체든지, 생산을 어디서 하든지, 반도체는 어차피 쓰던 것을 사서 쓰거든요.

◇ 김혜민> 우리가 만드는 반도체는 다른 외국에서도 다 가져가니까요.

◆ 이주완> 그렇죠. 영향을 미친다면, 오히려 휴대폰 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협력업체들이 따라서 동반 진출을 하든지,아니면 이쪽을 포기하든지,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이것을 대답해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 휴대폰 업계 지형의 변화가 이것을 계기로 본격화될까요?

◆ 이주완> 휴대폰이 사실은 삼성전자에 비해서 LG의 판매량이 너무 미미하기 때문에 LG의 영향이 그렇게 클 것 같지는 않고요. 그래도 LG에만 주로 납품하는 업체들이 있기는 있을 거예요. 그 업체들은 지금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일 거고요. 그런데 삼성전자 같은 경우도 이미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도, 베트남에서 생산을 하고 있어요. 이미 생산의 해외 이전은 오래 전부터 이루어졌고,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침체되는 반도체 시장 되살릴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이주완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고맙습니다.

◆ 이주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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