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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앤팩트] 도심 공공개발 첫 후보지 공개...주민 동의 가능할까?

취재N팩트 2021.04.01 오후 01:03
[앵커]
서울에 3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첫 후보지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서울 영등포와 은평구 등 4개 자치구 21곳에서 판교 신도시 규모인 2만5천 가구가 공급되는 건데요

개발을 주도할 LH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주민들이 사업에 동의할지가 관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신윤정 기자!

먼저 어제 발표된 21개 지역 가운데 눈에 띄는 곳들을 한번 정리해볼까요?

[기자]
먼저 서울 도심과 가깝고 교통 요지인 서울 영등포역 주변과 일대 지역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영등포역 뒤편의 오래된 빌라들이 몰려 있는 부지 9만 5천㎡에는 2,5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와 고층 상업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또 과거 신길 뉴타운에 포함됐다가 해제된 신길동 저층 주거지들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은평구의 연신내역세권 개발도 주목되는데요,

지하철 3·6호선과 GTX 역까지 생기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지만 민간 개발되지 못하고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입니다.

또 증산동의 옛 증산 4구역 빌라촌은 이번 후보지 중 최대 규모인 16만 6천여㎡가 포함돼, 개발되면 4,10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금천구의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도 'G-밸리' 등 상업, 업무시설이 몰려 있어 고밀 개발되면 직장인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후보지의 입지와 사업성에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30대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는 역세권이나 도심 부근 지역이 후보지로 많이 올랐는데요, 속도감 있게 공급한다면 그만큼 시장에 공급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관건은 땅과 집을 가진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할지 여부인데요.

이번 발표에는 주민 의사가 반영된 건 아니죠?

[기자]
이번 후보지는 서울 지역 각 구에서 신청을 받아 국토부가 노후도와 규모 등을 검토해 선정했습니다.

주민 동의나 의견 수렴 절차가 아직 이뤄지지는 않은 건데요.

실제로 주민들을 만나보니, 개발에는 일단 환영하는데, 문제는 '조건'이었습니다.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의 주민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조금원 / 서울 가산동 : 조건만 맞으면 재개발하는 게 좋죠. 근데 조건을 안 맞춰주니까 우리 주민들이 안 하려고 그러는 거지. (주민들이 원하는 가장 큰 조건은?) 집도 주고 이에 대한 평수를 따져서 돈도 주고 그렇게 하면 협의해서 협상이 될 거 같아요. 집이 32평이니까 3층을 준다, 그걸로 끝내거나, 32평에 대한 돈을 주고 나가라, 이런 식으로 재개발을 시작하면 안 되잖아요. 우리가 지금까지 이걸 어떻게 일궜는데….]

특히 역세권 지역의 경우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집주인들도 많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데,

'1가구 1주택 공급' 원칙 등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조건이 제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토부는 후보지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최대 140%까지 높여주고 층수 등 각종 도시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토지주 수익률이 민간 재개발보다 30%p 가까이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업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사업성과 별개로 LH 땅 투기 사태도 주민 동의 과정의 큰 변수가 될 거란 지적이 많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 이후 공공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LH를 믿고 맡길 수 있느냐'는 여론이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자체 등과 협의해 세부 사업계획안을 수립한 뒤 우선 토지 등 소유자 10% 동의를 받아서 예정지구 지정을 추진하는데요.

이후 예정지구 지정 1년 안에 토지주 등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지구지정이 확정됩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재개발에서 토지주 동의를 받는 데 최소 3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는데요,

LH 사태로 인한 반감을 고려할 때 1년 안에 66%의 동의를 LH가 끌어내는 게 만만찮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장 선거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거란 기대감도 변수로 꼽힙니다.

국토부는 연내 지구지정이 완료되는 지역에는 추가 혜택을 제공해 공급 속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또 서울에서 2, 3차 후보지를 다음 달부터 발표하고 경기와 인천, 5대 광역시에서도 후보를 순차 공개하며 공급 대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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