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건물붕괴 참사까지 발생하자 재계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재계는 당장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령에 경영자의 포괄적 처벌이 고스란히 담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광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광주광역시의 5층 건물 붕괴사고에 거듭 머리를 숙였습니다.
10대 건설사인 HDC는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로서 다른 업체에 철거 공사를 맡겨 사고가 난 책임입니다.
[정몽규 /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지난 10일) : (고통 겪는) 모든 분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숨진 이선호 씨의 끔찍한 사고 이후에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2명이 숨지는 등 대형 산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되풀이됐습니다.
재계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령 확정을 앞둔 터라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시민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년 이상 처벌을 명시해 기업 입장에서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경제단체들은 이 법의 시행령에 경영책임자의 안전책임 범위를 명확히 둬 과도한 포괄적 처벌을 막아야 한다고 설득 노력을 펴왔습니다.
[손경식 /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지난 3일) : 경영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중대재해법상의 과도한 처벌 문제는 정부가 올해 안에 법률을 재개정하거나 시행령을 통해 보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악재가 줄줄이 이어진 탓에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재계는 설득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고 잔뜩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안경덕 / 고용노동부 장관(지난 4일) :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범계 / 법무부 장관(지난 11일) : 안전을 침해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해서 엄정하게 처벌하는 그런 정책으로 가야 된다…]
민주노총은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 책임이 있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는 대형 산재가 발생했던 포스코와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쿠팡 등 대기업 대표들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사고 예방을 다짐했습니다.
초비상이 걸린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안전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실제로 산업현장에서는 안전 불감증이 여전해 경영계의 입법 보완 요구가 막판에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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