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1년 11월 04일 (목요일)
■ 대담 : 서영호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 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무독성' '친환경' 살균제 광고, 현혹되지 마세요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 서영호 팀장 전화 연결합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서영호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 팀장(이하 서영호)>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이제는 집 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지 살균제나 소독제를 참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살균 제품 광고 문구로 자주 쓰이는 게‘인체에 무해하다’ ‘친환경 제품이다’거든요. 그러면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선 더 손이 가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표현을 원래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구요?
◆ 서영호> 네. 그렇습니다. 살균제는 살생물물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세균과 같은 유해생물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생명체에 대해서도 독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살균제가 사람이나 동물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인 ‘무독성’, ‘무해성’, ‘환경ㆍ자연친화적’, ‘인체ㆍ동물 친화적’ 등과 같은 문구와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관련 규정이 있나요?
◆ 서영호> 네,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도 살균제의 표시ㆍ광고에 살균제가 사람ㆍ동물ㆍ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오인을 일으킬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지 못 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한하는 표현과 함께 ‘저위험 살생물제’라는 문구와 ‘천연’이라는 문구 그리고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살균제가 소비자에게 허위 또는 오인의 소지가 있는 인상을 주는 표현은 그 내용이 사실일지라도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제한하는 표현과 함께 ‘안전한’이라는 문구를 오인성 표현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살균제들에도 실제로 이런 문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까?
◆ 서영호> 네, 한국소비자원에서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살균제 350개 제품의 광고 내용을 조사한 결과, 다수의 제품이 사람ㆍ동물 등에 부정적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조사대상의 약 34%인 120개 제품은 법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문구를 사용하여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제품들은 사용 금지 문구를 중복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문구별로는 ‘무해성’이 77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환경ㆍ자연친화적’, ‘무독성’ 순이었습니다. 한편 조사대상의 약 84%인 295개 제품은 ‘안전한’, ‘안심할 수 있는’ 등과 같이 사용 금지 문구와 유사한 건강ㆍ환경 오인성 표현을 사용하여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 전진영> 저도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런 문구가 쓰여 있으면, 믿고 구매하게 될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 이번 조사 결과에도 소비자들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걸로 나왔죠?
◆ 서영호> 네, 한국소비자원에서 살균제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금지 문구와 유사한 건강ㆍ환경 오인성 표현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는데요. 소비자들은 ‘유해물질 없는’, ‘화학물질 없는’ 등과 같은 일부 건강ㆍ환경 오인성 유사 표현에 대해서는 사용금지 문구보다 그 내용을 더 신뢰하고 있었고, 소비자가 살균제의 구입을 결정할 때에도 일부 유사 표현들이 사용금지 문구보다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진영> 소비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때도 이런 홍보 문구가 영향을 미치게 되죠?
◆ 서영호> 네 그렇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보통의 살균제가 사람ㆍ동물ㆍ환경에 유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는 응답자는 65명에 불과했는데요, 건강ㆍ환경 오인성 표현을 사용하여 광고하는 살균제에 대해서는 유해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응답자가 184명으로 약 3배가량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보통의 살균제에 대해서는 사용 시 피부접촉ㆍ흡입방지를 위해 ‘주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65명이었으나, 건강ㆍ환경 오인성 표현으로 광고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약 57% 가량 증가한 응답자가 사용 시 ‘주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즉, 건강ㆍ환경 오인성 유사표현을 살균제 광고에 사용할 경우 살균제에 대한 소비자의 유해성 인식도와 사용 중 주의정도에 영향을 미쳐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관련해서 한국소비자원에서 어떤 개선 방안을 마련하셨나요?
◆ 서영호>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법에서는 살균제가 사람이나 동물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인 ‘무독성’, ‘무해성’, ‘환경ㆍ자연친화적’, ‘인체ㆍ동물 친화적’ 등과 같은 문구와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유사한 표현에 대한 정의가 없어 법에서 명시된 금지 문구 위주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살생물제의 표시·광고 내에 건강·환경 오인성 유사 표현 사용금지를 위한 관리대책 마련과 살균제 표시ㆍ광고에 대한 관리ㆍ감독 강화를 요청하였습니다.
◇ 전진영> 그럼 소비자들은 살균제를 구매하고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하면 좋을까요?
◆ 서영호> 우선 살균제는 살생물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세균과 같은 유해생물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생명체에 대해서도 독성을 가질 수 있으니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표현에 현혹되시면 안 됩니다. 특히, 살균제를 무해한 것으로 오인하여 일반물체용 살균제를 인체ㆍ동물ㆍ식품소독용 등으로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고, 살균제 사용 시 호흡기나 피부에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주의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 전진영>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 서영호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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