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단 투기 꽁초 52억 개...처리비용 딴 데 쓰는 환경부

2023.09.16 오전 06:21
[앵커]
YTN은 오늘부터 이틀 동안 담배꽁초 문제와 대책에 대해 집중 보도합니다.

환경부는 연간 무단 투기 꽁초가 수십억 개에 달한다고 추정하면서 처리 비용을 업계로부터 받아놓고 딴 곳에 집행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번화가에 있는 한 거리입니다.

빗물받이 속에 꽁초가 가득합니다.

길가에 무단 투기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꽁초는 환경 문제와 물난리, 화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환경부는 1년에 국내에 꽁초 52억 개 정도가 버려진다고 추정합니다.

국내 연간 판매량 720억 6천만 개 가운데 7.25%가 버려진다고 거칠게 추산한 수치입니다.

7.25%의 근거는 환경부가 지난 2020년 일부 지역에서 표본 조사를 벌여 버려지는 꽁초 양을 총 판매량과 비교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WHO는 한 해 생산 담배 6조 개 가운데 4조 5천억 개, 75%가 무단으로 버려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WHO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에 연간 실제 버려지는 꽁초는 540억 개로 환경부 추산보다 10배 넘게 많습니다.

환경부가 투기 꽁초 양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해마다 담배회사에서 폐기물 부담금 890억 원 이상을 걷고 있지만, 꽁초를 따로 회수하거나 처리하는 데는 이 부담금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8개 지자체가 꽁초를 주워오면 무게에 따라 보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거나 시행 중인데 여기에도 폐기물 부담금은 한 푼도 쓰이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꽁초는 생활 폐기물로 분류돼 배출된다"면서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등에 폐기물 부담금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담배회사에서 걷은 돈으로 왜 꽁초 회수나 처리 관련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환경부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담배 제조사들은 "폐기물 부담금을 성실히 내고 있고, 재원 사용은 정부의 권한으로 제조사가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 왔습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촬영기자 : 윤소정

그래픽 : 이원희


미국에선 '제조사가 꽁초 회수' 법안 발의...담배업계 "과도한 책임"(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이동합니다)->
https://www.ytn.co.kr/_ln/0102_20230917054432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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