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워시 쇼크' 언제까지? "금리 안내리면 소송?" 트럼프도 모르는 워시의 속내

2026.02.02 오전 10:3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02월 02일 월요일
■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위시 쇼크', 금·은·비트코인 대폭락..다시 '강달러'로
- 금·은 시가총액 하루 만에 1경 원 증발
- 달러 인덱스, 작년 5월 이후 최고 상승률
- 케빈 워시, 30대초반 백악관 경제보좌관-35세에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트럼프 1기 때도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돼
- 에스티로더 상속자이자 트럼프 절친 '로널드 로더'의 사위
- 워시, 쿠팡 사외이사로 재직 중 쿠팡 주식 47만주 130억원 상당 보유
- 벤 버냉키 양적완화 공개적 반대..'비둘기적 매파'로 분류,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 쏠려
- "워시, 연준 독립성 보호" vs 크루그먼 "그는 매파가 아닌 정치적 동물"
- 강달러 지속되면 한국은행, 금리인하 신중할 수 밖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넙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큐에 전해드릴 오늘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나와 계십니까?

◇ 허란 : 안녕하세요.

◆ 조태현 : 지금 많은 자산 시장들이 영향을 받고 있고요. 오늘 우리 시장도 이 한파가 덮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는데요. 지명 직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고요?

◇ 허란 : 네, 그야말로 '워시 쇼크'라고 부를 만합니다. 지명 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 국제 금 선물 가격이 하루 만에 약 12% 폭락했습니다. 온스당 5,500달러를 웃돌던 금값이 4,70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겁니다. 은은 더 심각했습니다. 온스당 115달러에서 78달러까지, 무려 31%나 급락했습니다. 금과 은을 합친 시가총액만 하루 새 약 1경원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1980년 3월 헌트 형제 은투기 사태 이후 46년 만의 최고 낙폭을 기록했죠. 비트코인도 31일 7만5,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요. 반대로 달러인덱스는 0.89% 상승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 조태현 : 헌트 형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은 사재기를 하다가 당국의 철퇴를 맞고 결국에 파산하고 감옥까지 간 인물들을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당시에 사재기 하다가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결국엔 폭락을 했거든요. 한 사람의 지명 발표만으로 이렇게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그렇다면 케빈 워시,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런 반응이 나온 건가요?

◇ 허란 : 케빈 워시는 금융계와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입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로스쿨을 나왔는데요, 30대 초반의 나이에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2006년, 만 35세의 나이로 연준 이사에 임명됐습니다.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였죠.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에서 월가와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당시 벤 버냉키 의장 밑에서 금융기관 구제 작업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었습니다. 그만큼 트럼프와 오랜 인연이 있는 인물이죠. 또 한 가지,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상속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로널드 로더의 사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쿠팡의 사외이사로도 재직 중입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쿠팡 주식 47만 주, 우리 돈으로 약 130억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연준 의장이 되면 개별 기업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임명 전에 처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조태현 : 워시의 경력 굉장히 화려해 보입니다. 그런데 워시 하면 우리가 '비둘기적인 매파' 이 정도로 좀 평가를 했던 게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트럼프는 계속 금리를 낮추라고 하고 있잖아요. 왜 이 사람을 지명한 겁니까?

◇ 허란 : 바로 그 지점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부분입니다. 워시는 과거 연준 이사 재임 시절 인플레이션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이거든요.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가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게 그의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워시의 발언들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면모도 보입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생산성 향상이 강한 디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와 인플레이션 없이 고성장이 가능하다는 낙관적 시각을 보여왔습니다. 또 현재 금리 수준이 저소득 가계나 중소기업에게는 높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금리 인하 자체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명 직후 기자들에게 "워시가 금리 인하를 약속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라고 답하면서도 "그는 분명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난달 25일 한 사교모임에서 워시에게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소송하겠다"는 농담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 조태현 : 농담이지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워시가 의장이 되면 금리 정책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 허란 : 시장에서는 올해 2~3회 정도의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해 연말까지 총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이는 워시 지명 전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금리 인하와 동시에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팔거나 만기 도래 시 재매입하지 않으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장기 금리가 오를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조태현 : 따지고 보면 파월 의장도 트럼프가 지명한 사람이죠. 또 지명한 사람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우려가 겹치면서 금과 은 가격이 폭락한 거군요. 달러 강세와 유동성 축소 우려 이런 것들이 작용을 했다고 봐야겠죠?

◇ 허란 : 정확합니다.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양적 긴축 효과가 생기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실제로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30일 전장 대비 0.89% 오르면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달러화의 대체재이자 안전자산 성격을 띠는 금과 은 가격이 폭락한 배경이죠. 특히 은의 경우 더 급락한 데에는 마진콜 공포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은 가격이 최근 폭등하면서 시장의 레버리지 즉, 차익 실현 매물이 더 많이 쏟아졌습니다. 은은 지난해 말 온스당 70달러였는데, 지난달 26일 115달러까지 올라 불과 한 달도 안 돼 64%나 뛰었거든요. 그런데 가격 하락이 시작되자 마진콜 즉, 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를 피하려는 강제 투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낙폭을 키웠습니다. 1980년 3월에 텍사스 헌트 형제가 은을 대량 매수해 가격을 급등시켰다가 정부 규제와 마진콜로 은 가격이 폭락하면서 파산한 사건도 비슷한 모양새였습니다. 여기에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지난달 28일 은 선물 거래 증거금을 9%에서 11%로 높인 것도 급락세를 키웠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에만 국내 상장 금·은 ETF를 1조 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은 상승에 두 배를 베팅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 실버 ETF'를 약 541억 원어치 매수했는데, 이 상품이 하루 만에 60% 폭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야간거래에서 1,447원까지 오르는 등 20원 넘게 뛰었고요.

◆ 조태현 : 저희가 방송 중에도 여러 차례 말씀을 드리는데, 레버리지 투자 이런 걸 보면은 2배 오르고, 3배 오르고 이런 것들만 너무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아요. 2배 떨어지고 3배 떨어질 수도 이거 좀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월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워시 지명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것 같던데요.

◇ 허란 : 네, 평가가 엇갈립니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워시 지명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호하는 데 좋은 징후"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도 "워시는 연준 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일 때의 위험과 지나치게 긴축적일 때의 위험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한쪽으로 치우친 통화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워시를 통화정책에서 매파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는 정치적 동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정권 때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집권기에는 줄곧 금리 인하를 옹호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상원 인준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이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가 투명하게 해결될 때까지 반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거든요. 민주당 전원과 틸리스 의원이 반대하면 인준안은 최소 통과 기준을 얻을 수 없습니다.

◆ 조태현 : 상원 말씀을 해 주셨는데, 약간 여담이긴 합니다만 간밤에 하원에서 민주당 텍사스 쪽에서도 승리를 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었습니다. 공화당 중간선거 전망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 우리나라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 허란 :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 변동성이 여전하고 원화가 엔화와 연동성이 큰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일본 총선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는 8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다카이치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이 될 수 있고, 환율이 안정되면 외환당국의 개입량도 줄어들면서 그동안 원화 유동성 급감으로 고생했던 단기 금리가 안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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