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수송 길이 막히는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오는 유조선 운항이 급감하면서 당장 다음 달을 어떻게 버틸지, 수급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입항한 '이글 벨로어'호를 마지막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오는 유조선 운항은 사실상 끊겼습니다.
일부 선박이 대체 항로를 통해 중동산 원유를 실어나르고 있지만, 평소 물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정유사들은 국내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프리카나 미주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장기 계약 물량보다 가격이 비싸고 운송 거리까지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계약을 맺더라도 운송에만 20일 이상 걸리는 만큼, 신규 물량은 5월에야 국내에 들어올 전망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 : (지금 물량은) 2~3개월 전에 이미 계약돼있는 물량이고 지금 계약한다 하더라도 빨라야지 5월에나….]
결국, 4월 한 달은 기존 재고를 소진하며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가장 최근 공개된 원유 재고는 많아야 2주 남짓 사용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유 2천4백만 배럴을 확보했지만, 군사적 긴장 속에 실제 도입 시점은 불확실합니다.
비축유 방출 역시 시기와 규모를 두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문 신 학 / 산업통상부 차관 (지난 20일 /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 비축유는 말 그대로 정말 비상상황에서 쓰기 위해서 남겨놓은 것이니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급대책을 한 다음에 그다음에 필요로 할 때….]
정유사들의 요구에 러시아산 원유 도입도 고려하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적어 실효성은 미지수입니다.
공급이 줄어들자, 정부는 차량 5부제와 같은 고강도 수요 억제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수요가 충분히 줄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간 엇박자 우려도 나옵니다.
[석 병 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가격을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게 하는 게 그래도 국내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를 줄여서 원유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는 것을 막는 합리적인 방법이거든요.]
이란 사태가 길어지면서 다음 달 '원유 보릿고개'가 현실화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디자인 :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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