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노조 투표 '열기'...반발 기류 속 갈등 봉합 숙제

2026.05.25 오후 03:21
■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김응건 YTN 해설위원 (MCL)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조의 찬반투표가 나흘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레 오전 투표가 마무리되고 노조의 최종 수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김응건 YTN 해설위원과 이 내용 잠시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나흘째 투표 진행 중인데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투표는지난 22일 오후부터 시작됐어요. 그래서 모레 오전 10시까지 투표가 진행되는데어제 오후에 투표율이 85%를 넘어섰고 90%에 육박할 정도로 투표 열기가 뜨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모두 3곳인데제1 노조인 초기업노조와제2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그리고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입니다. 이번에 3개 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동행노조가 DX 부문, 즉 모바일과 가전 제품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퇴했습니다. 그러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 조합원은 이번 투표에서 배제한다고 밝혔고요. 따라서 투표권이 주어지는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5만7천여 명과 전국 삼성전자 노조 8천여 명 등 6만6천여 명입니다. 이미 투표율로 보면 과반 참여 요건은 충족됐고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 합의안은 최종 가결되게 됩니다.

[앵커]
이번 합의안은 총파업이 예고된 날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죠. 어떤 부분이 막판까지 쟁점이 된 건가요?

[기자]
삼성전자 노사, 이번에 총파업이라는 파국 직전까지 가면서 막판까지 대립했는데요. 핵심 쟁점은 '성과급, 특히 초과이익성과급, OPI 제도의 개편과 배분 방식’이었습니다. 노조는 기존의 OPI 산정 기준이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다며 '영업이익의 15%'로 기준을 명확히 하자고 제안했고 또 연봉 50%로 제한된 성과급상한을 폐지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상한을 없애면 경영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인건비 부담이 과도해진다며 난색을 표했는데요. 결국, 정부까지 중재에 나서면서 막판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기존 OPI 틀은 유지하되, 지급률 상한이 없는 'DS 부문, 즉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여기에 영업이익의 10. 5%를 재원으로 10년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단, 보상 방식은 현금이 아닌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절충안을 택했고요. 또 DS 부문에서도 메모리사업부와 비메모리사업부 간의 성과급 배분 문제가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는데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반도체 부문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절충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 양측의 입장,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여 명 구 /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 : 이번에 잠정 합의를 통해서는 우리 보상제도에 대한, 특히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 이런 부분들을 굉장히 구체화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최승호 /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 현행 삼성전자의 제도가 있긴 하지만, 그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고 회사 측에서1년간 적자 사업부 배분 방식에 대해서 유예해주셨고, 그에 대해서 저희도 합의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

[앵커]
합의안에 대한 노사 입장을 들어봤는데 그런데 이 합의안을 놓고 노조 내부를 들여다보면 모두가 같은 생각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의 핵심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성과급을 어떻게 배분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일단 노사 간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이 성과급 배분이 각 부문과 사업부별로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반도체(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는 연봉 1억 기준으로 1인당 6억 원 정도 성과급을 받을 거란 기대가 나오는데요. 하지만 같은 반도체 부문에서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3분의 1 수준인 2억 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올 1분기 3조 원 영업이익을 낸 DX 부문, 즉 가전과 모바일 완제품 부문의 박탈감은 더 큰 상황인데요. 기존 성과인센티브 외에도 600만 원 규모 자사주만 받게 됐습니다. 즉 반도체 부문과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에 이르는 만큼 반발이 큰 거죠. 이 때문에 DX 부문이 주축인 2대 노조인 전삼노와 3대 노조인 동행노조가 적극적으로 부결 운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적게 받는 쪽은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러면 노조 간 갈등으로 이번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현재로선 가결 가능성이 크지만 부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노사 협상을 주도한 초기업노조 소속 노조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제3 노조인 동행노조가 투표에서 배제된 만큼 무난히 가결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죠. 하지만 성과급 지급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박탈감과 배신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투표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거죠. 특히 가전·모바일 중심의 동행노조가 교섭단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투표에서 배제되자직접 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부결 운동에 나서고 있는데요. 동행노조 측 입장,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구 정 환 / 삼성전자 동행노조(DX부문 주축) 사무국장 : 분노한 일터의 노동자들은 민주적인 심판을 위해 우리 동행 노조로 대거 결집했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이번 잠정합의안의 독선적 폭거를 반드시 저지할 것입니다. ]

[기자]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초기업노조 조합원 대다수가 반도체 사업부 소속인 만큼 합의안 자체는 가결될 거란 전망이 크죠. 하지만 동행노조 측이 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의 투표권을 침해했다며 투표중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등 노조 간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삼성 합의를 놓고 사회 안팎에서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고 일부 주주단체들은 합의 무효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발의 목소리가 상당히 크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이번 합의의 최대 쟁점인 특별성과급 지급을 문제 삼는 건데요.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공식 입장 밝혔죠. "세전 영업이익을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할당하는 노사 합의는 법률 위반"이고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합니다. 주총을 열어 의결 절차를 밟지 않으면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과가처분 신청까지 하겠다는 건데요. 구체적인 행동에도 이미 착수했습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삼성전자에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청구를 회사 측이 수용했다고 전했는데요. 열람은 오는 27일이나 28일 진행될 예정이고요. 주주운동본부는 명부를 확보하는 대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노사 합의안이 모레 통과되더라도 주주총회 대결이나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후폭풍이 만만치가 않은 삼성 노사 합의안인데 이틀 뒤면 합의안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그런데 앞서 짚어본 내용들에 따르면 노사 관계나 이런 쪽으로 여파가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노사 관계를 둘러싸고 앞으로 계속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두 가지 경우가 있는 거 아닙니까? 현재로서는 이번에 DS 부문의 비중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이번 합의안은 과반 찬성으로 통과될 확률이 높죠.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임단협이 최종 타결되면서구체적인 시행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각 부문과 사업부 간의 성과급 보상 양극화 문제와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고요. 특히 앞으로 노조 재편 과정에서 노노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경우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결국 삼성전자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합니다. 강경 성향의 제2, 3 노조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며 초기업노조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 그리고 투쟁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어 보입니다. 이 경우 보류됐던 '총파업'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겠죠.

[앵커]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닐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노사 협상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했던 점은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섰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도 노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직접 냈고요. 이런 건 어떤 의미가 봐야 돼요?

[기자]
사실 민간 기업의 노사 쟁의에 정부가 이렇게까지 깊숙이 관여한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죠.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협상은 막대한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노사뿐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도 첨예한 갈등이 드러나면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실제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피해액이 최대 백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협상 과정에 참여하고 총리가 긴급 조정 가능성까지 밝히면서 협상 타결에 힘을 쏟았죠.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대로 이 대통령도 노조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타협을 촉구했었는데 다만 기본적으로 노사 간의 협상은 민간 기업과 단체가 자율적으로 하는 만큼 정부도 실정법 안에서 제한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실제로 노동계에선 정부가 이번 교섭 과정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서 노동자를 압박하는 편파적인 행태라고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노동 3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편파적 개입이란 비판을 불식할 수 있는제도적 정비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경제적 여파를 고려한 정부의 결단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협상을 주도했던 최승호 노조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고 하는데 왜 그러는 건가요?

[기자]
부결되면 재신임 요구가 나오겠는데 부결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투표 도중에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밝혔어요. 결국 이건 최근 극심한 노-노 갈등과 지도부를 향한 각종 도덕성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우선 이번 잠정합의안이 반도체 부문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DX 부문 중심의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을 드렸는데 결국 이번 합의안이 통과되든 무산되든 반쪽짜리 위원장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모든 조합원에게 재신임을 받아야 앞으로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잠정 합의안에 대한 불만으로 DX 부문을 중심으로 조합원 이탈 현상이 나타났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교섭력이 약화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따라서 재신임을 통해 조합원 이탈을 막고 노조 조직을 주도적으로 재정비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가결돼도 재신임을 묻겠다는 건 그만큼 노조 안의 갈등이 심하다는 걸 반증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도 결과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응건 YTN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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