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경찰이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환자 바꿔치기' 병역비리 수사가 맥없이 종결됐습니다.
5개월 넘게 수사해 결과를 발표했는데, 수사 초기에 검거한 5명 외에는 구속된 사람도, 병역법이 적용된 사람도 없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 바꿔치기' 라는 신종 병역비리를 캐기 위해 시작한 경찰 수사.
하지만 정작 수사는 기대했던 환자 바꿔치기가 아니라 입영 연기 수법에 집중됐습니다.
브로커와 환자 등 수사 초기에 검거한 5명만 환자 바꿔치기에 연루됐을 뿐 추가로 수사선상에 오른 223명은 모두 입영 연기 혐의자였습니다.
이들은 브로커와 한 번 이상 접촉했거나 돈을 보낸 사람들입니다.
경찰은 이 가운데 병역을 기피하려는 의도가 뚜렷한 7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같은 혐의지만 군 복무중인 67명은 육군본부에 통보했습니다.
이들은 공무원시험 응시서류나 병원 진단서를 내는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연예인 이 모 씨 등 51명은 입영을 연기한 적이 있더라도 병역을 감면 받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녹취:권두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폭력계장]
"1회 정도는 입건이 안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이 사람이 병역을 기피나 감면 목적이 있어서 병역을 연기했는가."
입건된 사람 가운데는 9년 동안 22차례나 입영을 연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러번 재검을 받으면서 결국 공익 판정을 받아낸 사람도 8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가운데 누구에게도 병역법을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29살이 될 때까지 병역기일을 연기할 수 있고 연기 횟수에 제한이 없는 현행법 규정 때문입니다.
신종 병역비리를 잡겠다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경찰 수사는 결국 병역법의 허점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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