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국전쟁 60주년 기획 취재, 오늘은 비밀리에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타이완을 조명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타이완은 전쟁에 개입한 중국 인민해방군에 맞서 정보부대를 파견하는 등 유엔군 편에 서서 싸웠습니다.
장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산둥성에 본적을 두고 있는 곡종신 씨는 화교지만 한국전쟁 때 남한 군인으로 참전했습니다.
부대명은 '육군정보부대 인천18지구대 서울-차이니즈 지대'.
중국군에 몰래 잠입해 부대 규모나 작전 계획 등을 캐는 첩보 부대입니다.
팔과 다리에 총알이 관통하기도 하고, 적군에 붙들려 말 못할 고초도 겪었습니다.
[인터뷰:곡종신, 서울-차이니즈 지대 요원]
"잡아매고, 돌리는 것? 몸을 잡아매고 돌리는 것이에요?"
곡 씨가 있던 첩보부대는 타이완이 제안해 설립됐고, 한국과 타이완 두 나라가 공동으로 운영을 책임졌습니다.
[인터뷰:백선엽, 당시 육군1사단장]
"아주 중국말을 아니까 언어에 이점이 있더만요."
공식적으로 참전국으로 기록돼 있진 않지만 타이완 국민당 소속 정보 요원 400여 명도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인터뷰:한성호, 전 국민당 정보원]
"심리작전부 있습니다. 비행기 타서 북한 가서 선전합니다. 삐라도 뿌리고 마이크 가지고 중공군 투항하라."
타이완이 이렇게 첩보부대 창설과 정보원 파견에 나선 것은 한국전쟁을 이용해 잃어버린 중국 영토를 되찾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왕은미, 타이완사범대학교 교수]
"전쟁이 더 확대가 돼서 제3차대전까지 확대가 된다면 국민당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자기의 중국 대륙까지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타이완의 바람과는 달리 전쟁은 확대되지 않았고 전투와 첩보 활동에 참여했던 한국 화교 수백 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반도의 전쟁이 중국 대륙으로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전쟁에 뛰어든 공산 중국.
이에 맞서 한국전을 대륙공략의 기회로 이용한 타이완.
60년 전, 남과 북 못지 않게 두 개의 중국도 한반도에서 치열하게 격돌했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