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해외 망명'은 흔히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거나 전쟁 등으로 고통받는 난민들이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병역을 거부한 남성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해외 망명을 신청해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캐나다 난민 심사위원회가 내린 결정문입니다.
결정문에는 한국인 30살 김경환 씨가 낸 망명 신청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김 씨는 소수자인 동성애자인데다,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
군대 내에서 학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캐나다 정부가 인정한 겁니다.
[인터뷰:김경환, 병역거부 해외 망명]
"(인권)단체도, 저도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하면 평생 후회가 들 거라고..."
캐나다 난민심사위는 특히 한국의 군대 내 인권 실태를 크게 우려했습니다.
심사위는 연구결과를 인용해, 한국의 군인 가운데 30∼40%는 신체적 처벌을 받고 있고, 숨진 군인 가운데 60%가량은 자살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한국 군대 안에서 동성애자는 정신적 질병이자 혐오의 대상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인터뷰: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문민정부 이후 망명이나 난민 지위는 처음으로 알고 있어서요. 대외적으로 인권지수가 낮게 평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인권규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보상 등 구제조치를 해야한다고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권고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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