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회삿돈은 쌈짓돈...'횡령·배임' 기업 비리 단골메뉴

2013.10.11 오후 05:36
[앵커]

조석래 회장은 수천억 원대 탈세는 물론, 배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재판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대기업 총수들도 같은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대기업 수사 때마다 나오는 혐의가 '횡령, 배임'인데요.

왜 그럴까요?

이종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천 2백억 원.

[인터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지난해 8월)]
"선고 끝나면 봅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450억 원.

[인터뷰:최태원, SK그룹 회장(지난 1월)]
(혐의 인정하십니까? 국민들한테 한 말씀 해주시죠)
"..."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천억 원.

[인터뷰:이재현, CJ그룹 회장(지난 7월)]
"다시 한 번 국민께 심려 끼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줄줄이 기소된 대기업 총수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횡령과 배임, 탈세 등입니다.

김승연 회장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멀쩡한 계열사 자산에 손을 댔고, 최태원 회장은 '회삿돈이 내 돈'인 양,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에 투자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천억 원 가까운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만들고, 세금 수백억 원을 내지 않았습니다.

'총수'라는 이름만큼이나 오너 일가들이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대기업 구조가 이 같은 범죄를 일으키는 이유로 꼽힙니다.

총수의 결정에 내부 감시체계가 제대로 가동될 수 없고, 오히려 조직적인 범행으로 이어지기 수월한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문제가 된 그룹 총수들은 하나같이 핵심 임직원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대기업 사정 때마다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며 고개를 드는 이른바 '경제 위축론'도 잘못된 관행을 부채질하는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식, 변호사]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경영활동을 계속하고 기업을 지배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법적으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여기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룹 총수들이 갖고 있는 '내 회사'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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