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우성 간첩 사건·증거 조작 정리 [권준기, 사회부 기자]

2014.04.15 오전 10:05
[앵커]

취재기자와 함께 국정원장이 공식사과하게 이르렀던 이번 사건 정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권준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국정원장의 사과 내용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기자]

사실 국정원장이 국정원 본원에서 그것도 생중계까지 하면서 기자회견, 사과문을 발표한 건 아마 사상 초유의 일이죠.

왜냐하면 국정원 안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국정원 창원 50주년 때 이런 기념으로 해서 촬영기자들이 출입이 허용됐던 적은 있지만 이렇게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서 기자들을 부르고 또 생중계까지 허용한 것은 아마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보여지는데요.

지금 일단 어제 간첩증거조작 사건의 수사결과가 발표됐고 그리고 어제 밤에 전격적으로 서천호 2차장이 사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는 사표를 수리했고 그리고 오늘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오늘 국정원장이 직접 이렇게 기자들까지 불러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그랬을 때는 거취를 얘기하지 않을까, 이런 전망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앵커]

2차장은 이미 사퇴를 했죠?

[기자]

사퇴를 했고 지금까지 여러 가지 봤을 때 서천호 2차장이 이미 사퇴했고 오늘 사과문을 봤을 때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과는 마무리짓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이고 전체적인 틀을 잡은 게 아닌가 싶고
요.

말씀하신 대로 국정원장의 사과문은 명확합니다.

국민여러분께 심려끼쳐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다, 그리고 수사관행 바꾸겠다.

수사관행 바꾸기 위해서 TF팀 꾸려서 고강도 혁신하겠다 이런 얘기도 했고 또 주목되는 부분이 환골탈태라는 사자성어가 나왔는데 사실 어제 김진태 검찰총장도 똑같이 환골탈태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약간 어떻게 보면 뭐라고 그러죠?

양쪽 다 책임이 있는 기관의 수장이 환골탈태를 똑같이 얘기한 겁니다.

[앵커]

계속해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게 윗선이 어디까지 개입했느냐 꼬리자르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번 대국민 사과를 통해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책임론은 사그라질까요?

[기자]

책임론이 사그라들지 않겠죠.

왜냐하면 오늘 신문기사들도 보시면 알겠지만 국정원 대공수사팀장 3급 공무원이 모든 걸 총괄했다, 이게 어제 수사결과 발표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윗선은 몰랐느냐 어제 수사결과에서 또 주목되는 부분이...

[앵커]

결재를 할 때 문서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클릭만 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기자]

국장단장도 결재가 올라갔습니다.

다만 전자결재이기 때문에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고 결재를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한 것이죠.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렇다면 보고가 된 것인데 이쪽의 책임을 면해 주시기 위해서 검찰이 국정원의 설명을 그냥 수용한 것이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국정원장이물론 사과를 하고 그리고 책임이 있는 서천호 2차장이 사퇴를 했지만 아마 오늘도 당장 국회에서도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정원에 대한 책임론 아마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제 김진태 검찰총장에 이어서 그러니까 정보기관 그리고 수사기관의 책임자가 사과를 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검찰 역시 지금 이번 수사에서 간첩 증거조작 사건 수사를 했던 검사도 있습니다마는 수사를 받아야 했던 검사도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책임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부분들도 지적이 될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공안부 검사 2명에 대해서도 어제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검사들은 적어도 증거가 위조됐다는 걸 몰랐다.

그리고 증거위조에 가담하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소대상은 아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거든요.

하지만 그 전에 공소장에서 보면 검사들이 여러 차례 이 증거가 위조됐다는 걸 감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출입경 기록의 발급 확인서 같은 경우에는 팩스가 두 통이 옵니다.

하나는 엉뚱한 번호에서 오고 하나는 중국 당국에서 온 팩스번호로 두 개가 오는데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문건을 놓고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안 했느냐. 이렇게 물어보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워낙 수사검사들이 워낙 일이 많고 바쁘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해명이거든요.

하지만 검사들이 우리나라에서 국정원 직원들도 어떻게 보면 특별사법경찰관입니다.

그러니까 수사 지휘를 받아야 되고 그 증거에 대해서 검증해야 하는데 그게 확실히 안됐다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국정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한 것, 그것도 간첩증거조작 의혹 사건 관련해서 대국민사과를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래서 남재준 원장의 기자회견 내용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정리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남재준, 국정원장]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으로써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 해 왔으나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관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상황과 정보환경의 변화에 부흥하지 못한 낡은 수사관행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관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상황과 정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낡은 수사관행과...

[앵커]

국정원장이 아마 제 기억으로도 국정원 안에서 이렇게 생중계되는 기자회견, 사과 기자회견한 거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유우성 간첩 사건 그 증거조작 사건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드리면서 얘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앵커]

수사일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일단 지난해 1월로 돌아갑니다.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 탈출 등의 혐의로 유우성 씨를 체포합니다.

이어 그해 8월 법원은 여권법과 북한 이탈주민보호정착지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유 씨에 대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올해 1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검찰이 재판에서 조작된 증거를제출했다라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이어서 2월 중국대사관은 검찰이 제출한 세 가지 문건에 대해서 모두 위조됐다는 회신을 보내왔습니다.

대검 디지털 포렌식 센터도 변호인과 검찰이 제출한 문서의 관인이 다르다라고 회신이 왔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5일 국정원 협조자 김 모씨가3차 소환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자살을 기도합니다.

진상조사팀은 일주일 뒤 협조자 김 씨를 체포했고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국정원 대공수사팀장을 소환조사합니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국정원 김 모 과장, 일명 김 사장과 국정원 협조자 김 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이어 어제 진상조사팀은 국정원 이 모 대공수사처장과 이인철 영사는 불구속기소를 했고 국정원 권 모 과장은 시한부 기소중지, 남재준 국정원장과 사건공판 담당 2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를 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윗선은 몰랐다, 밑에서 뭔가 성과를 보이려고 또 대북사건의 어떤 문제점 이런 것들을 드러냈지만 이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계획적인 건 아니었다고 결론지은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죠.

이게 유우성 씨 간첩사건의 1심이 끝나고 1심에서 국가보안법 간첩혐의에 대해서는 그게 다 무죄가 난 이후에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이후에 모든 게 이뤄진 겁니다.

그러니까 국정원 직원들이 국정원 협력자를 통해서 위조된 문건을 전달 받아서 재판에 제출하고 이 모든 과정이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이루어진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세 가지 문건 가운데 중국 당국에서는 지금 2월 14일에 이미 세 개 다 위조됐다고 발표했는데.

[앵커]

실제 어제 수사결과는 3건이 다 위조가 됐다고 판결이 났습니까?

[기자]

어제 수사결과 발표에서는 3건 문건 가운데 쉽게 얘기해서 1번 문건이라고 하는데 유우성 씨의 출입경 문서 같은 경우에는 위조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출입경 기록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 입수가 됐는지 파악이 안 됐기 때문에 이건 위조라고 판단할 수 없다.

그리고 2번 문건 같은 경우는 출입경 기록의 발급사실확인서인데 발급사실 확인서 같은 경우에도 지금 성명 불상자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위조해서 전달했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사실지 수사결과발표가 꼬리자르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반쪽수사다...

왜냐하면 3건의 위조문건에 대해서 명확하게 출처를 밝힌 게 3번 문건밖에 없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수사가 완결되지 않았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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