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인적이 드물던 호주의 한 작은 마을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책'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책 향기 가득한 클룬즈로 나혜인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기자]
호주 멜버른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클룬즈.
인구 천6백여 명의 한적한 마을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다양한 책이 진열돼 있어 사람들은 오다가다 자유롭게 책을 꺼내 읽습니다.
마을 전체가 도서관으로 변신한 셈입니다.
[나타샤 제식, 관광객]
"오늘 책을 사는 데 돈을 매우 많이 썼어요. 현재 12~13권 정도 샀는데 앞으로 한 30권은 사게 될 것 같아요."
북 타운 축제가 시작된 8년 전까지만 해도 클룬즈는 사실 죽어가는 마을이었습니다.
19세기말에 발견된 금광이 문을 닫으면서 한때 6천 명에 달했던 인구가 천 명까지 줄어든 겁니다.
주민들은 마을을 살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다가 호주에 책 축제를 하는 마을이 없다는데 착안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5월에 열린 첫 축제는 5천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대성공으로 끝났습니다.
[테스 브래디, 클룬즈 북타운 축제 예술위원장]
"첫 축제에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돈과 음식, 전기, 물까지 동나는 사태가 벌어졌죠. 좋은 생각이구나 싶어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축제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클룬즈 북타운 축제는 이제 매년 2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호주 최대의 책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덕분에 침체됐던 지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본스테인, 서점 주인]
"호주 유일의 이 축제가 아주 도움이 됩니다. 1년 중 어떤 날보다 매출이 가장 높죠."
올해는 한국 동화작가 황선미 씨가 처음 초대돼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자신의 작품 세계를 호주인들과 나눴습니다.
[황선미, 동화작가]
"동네가 작은데 온 주민이 다 참여를 해서 이 행사를 이끌어가는 게 상당히 인상 깊었고..."
침체된 마을을 살리려는 주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해마다 520만 달러를 벌어주는 호주의 대표적인 책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클룬즈에서 YTN 월드 나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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