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남역 추모 현장서 '핑크 코끼리' 폭행 수사

2016.05.23 오후 07:13
■ 백성문 / 변호사, 황성준 / 문화일보 논설위원, 박상희 / 심리상담 전문가, 이종훈 / 정치평론가

[앵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여러분의 하루를 저희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백성문 변호사, 문화일보 황성준 논설위원, 박상희 심리상담전문가 그리고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신 김복준 박사님 네 분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핑크색 코끼리 탈을 쓴 거죠? 이게 그러니까 어떻게 전개된 이야기입니까, 잠깐 정리해 주시죠, 김 박사님.

[인터뷰]
일단 추모 현장에서 핑크색 코끼리, 핑크 코끼리 복장을 한 사람이 화이트보드를 들고 나타났는데요. 그 화이트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육식동물이 나쁜 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동물이 나쁜 것이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 남녀가 함께 만들자. 내용으로 보면 아무 문제 없어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 시위장에 모였던 여자라든가 다른 사람들이 이것을 추모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라고 일단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핑크코끼리 변장을 한 사람은 본인이 화려하게 보여서 눈에 확 뜨이라고 했는지는 여부는 모르겠지만 공교롭게도 추모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핑크색 계통의 복장. 이거였거든요.

혹자는 핑크 코끼리가 남성의 어떤 성기를 상징한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약간 오해를 불러일으켰는지 모르겠지만 일부 거기 모였던 사람들, 4명이 발로 차거나 아니면 강제로 탈을 벗기거나 이런 내용이 있었다고 해서 이 사람이 고소를 하겠다, 이런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니까 이게 지금 일파만파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금 지목한 사람들이 있죠.

[인터뷰]
그렇죠. 일단 첫 번째로 핑크코끼리 복장을 하고 온 사람에게 일베충이라는 메모지를 붙인 사람과 그리고 남자친구라고 하면서 폭행을 주도했다는 사람. 그리고 돌려차기로 폭행한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파란색 메모지를 붙인 여성 이렇게 4명을 고소했다고 하는데 일단 일베충 메모지를 붙였다는 여성분은 저 사람이 탈을 벗지는 않았잖아요.

누군가 특정을 못 하죠. 그러면 모욕죄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폭행이 아니라서. 그리고 마지막에 파란색 메모지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다만 남자친구라고 주장했던 분, 그분이 실제로 남자친구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행을 주도했거나 폭행을 했다면 이론상 폭행죄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영상을 보면 이렇게, 그러니까 유튜브 영상 같은 것을 보고 지목을 했다는 이야기죠. 폭행당한 분이. 그런데 이게 안타까운 게 이게 폭행 사건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인데. 이런 폭행 사건이 근처에서 일어나기는 일어났던 모양이죠?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이번에 강남역에서 정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이 여성분을 추모하는 열기까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당연히 애도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게 한쪽에서, 일각에서 여성혐오범죄라는 측면을 부각하다 보니까 이것에 대해서 서로 반대하는여성분들과 남성분들이 추모와 상관 없이 그 안에서 서로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물리적으로 몸싸움까지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에 이 핑크 코끼리, 남성 같은 경우에도 본인의 의도,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어떤 거였는지 큰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저런 복장을 하고 어쨌건 추모현장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서로를 자극한 게 됐기 때문에 지금 이게 추모를 넘어서서 양쪽의 감정대로 가다보니까 이상하게 변질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우리 박상희 소장님은 여성으로서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세요?

[인터뷰]
일단 여성들이 이 사건이 묻지마 범죄라고 경찰이 밝혔잖아요. 경찰의 브리핑을 저는 존중하고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이라는 사실에 저는 동의를 하는데요. 더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또 사회적 현상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여성으로서 여성들이 아무 잘못 없이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게 90% 인 비율인 사회에서 살고 있고 그 사회에서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내야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은 이해를 하는데요.

하지만 이게 마치 혐오범죄, 그 안에서 또 혐오전쟁처럼 일어나서 이렇게 중학생도 맞고 또 코끼리 탈을 쓰고 온 사람도 저는 왜 그 옷을 입었을까 싶지만 어쨌든 폭행이 일어나서 저렇게 작은 전쟁이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게 헤이트 크라임이라고 해서 증오범죄의 한 유형입니다. 그런데 이게 여성혐오증이라고 이야기를 하려면 최소한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여성들을 증오하거나 이러는 게 여성혐오증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은 현재 드러난 현상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 있거든요.

집착하니까. 정신질환자의 편견에 의한 그거인데. 물론 여성들이 화나고 길거리에 나오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늘 여성들이 사회적, 환경적 약자이다 보니까 피해만 입었다고 그러면 전부 다 여성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한다면 노인, 여성, 장애인 그다음에 어린이를 말합니다. 공격을 하는, 정신질환자라고 하더라도 공격을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을 노리게 돼 있거든요. 그게 아주 나쁜 건데요. 그래서 이걸 성대결이나 성갈등으로 진전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 고무적인 것이 아니죠.

[앵커]
그래서 지금 김 박사님이 말씀하셨듯이 사회적인 약자가 있고 진짜 물리적인 약자가 있지 않습니까? 두 약자가 다 보호되는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이번 사건을 통해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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