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종범 "대통령, 현대차·CJ 출연금 기준 제시"...강제모금 의혹 인정

2017.01.17 오전 12:01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와 면담을 한 뒤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며 출연금을 모금하도록 지시했다고 안종범 전 수석이 증언했습니다.

또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도 미리 알려주라며 대통령이 직접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승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순실 씨와 함께 국정 농단 사건 피의자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헌법재판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호송차에서 내린 안 전 수석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헌재 대심판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종범 /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 (수첩 본인이 쓴 거 맞습니까?) ......]

안 전 수석은 신문이 시작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기업 강제 모금 의혹에 대한 폭탄 발언을 내놨습니다.

박 대통령이 현대차와 CJ를 언급하면서 30억 원을 얘기했고 다른 업체도 그에 준해서 하라고 한 것이 맞느냐는 국회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안 전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와 면담 이후 기업마다 30억 원의 출연금을 모금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대통령이 구체적인 모금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인정한 셈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 논란도 다시 점화됐습니다.

지난주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의 형사 재판에서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하늘 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됐었는데,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최 회장의 특별 사면 사실을 SK 측에 미리 알려줬다는 겁니다.

김창근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가 특별 사면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는 점이 사실상 입증된 셈입니다.

국정 농단의 공범으로 지목된 안 전 수석이 헌재와 법원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에 대해 중요 증언을 내놓으면서 대통령 탄핵 사유를 밝히는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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