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발적으로 최저시급 '만 원' 실천하는 약국

2017.06.13 오후 04:50

"아이들을 키우는 50대 엄마로서, 또 어른으로서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좋은 사회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자발적으로 최저시급 1만 원을 실행하는 약국이 있다.

주인공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장영옥(56) 약사다.

장 씨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에 '시급 만 원'을 지급한다는 구인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가 올린 게시물에는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5시간 30분이며 토요일은 월 2회 근무한다. 시급은 만 원으로 하려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 씨는 "모든 매입과 매출이 노출되는 중소형 약국에서 시급 만 원은 버겁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 이라면서도 "새 정부가 개혁을 위해 과감한 행보를 내딛는 것을 보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장 씨는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는 겨우내 광장에서 불의와 싸워서, 촛불의 힘으로 시민이 세운 정권이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새 정부에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높지만, 기존 정권을 잃은 세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저임금 만 원을 시작으로) 새 정부의 튼튼한 뒷받침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저임금 만 원'은 새 정부의 정책 중에서도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장 씨는 "나부터 '최저임금 만 원'을 시도해보고 이후에 가능한 영세업자들이 동참하면 좋겠다"며 "이로써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과 임금격차 문제가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17 걷기대회 '만원런'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영옥 약사)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 중에서도 시급 만 원을 벌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 역시 이런 현실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장 씨는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을 안다. 나도 직원에게 내 수익을 나누는 개념"이라며 "다만 그렇게 해서라도 노동의 질과 직장 분위기가 좋아지면 (서로 좋은 일)" 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만 원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영세 업자들에게 카드 수수료나 세금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약국에는 20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직원 한 명이 13일부터 근무한다. 새롭게 뽑힌 직원은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친 뒤 오는 9월부터 최저시급 만 원을 지급받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장영옥 약사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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