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롯데 "돈 줄 테니 보도 막아라"...쏟아지는 갑질 의혹

2017.08.28 오전 05:13
[앵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기업의 갑질 문화를 고발하는 시간.

오늘은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라며 직원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롯데 그룹 임원의 또 다른 갑질 의혹을 고발합니다.

특히 롯데 측은 폭언 논란에 대한 YTN의 취재가 시작되자 피해자를 거짓말로 회유하며 돈을 주고 기사화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영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롯데월드 재직 시절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폭언을 들은 강동석 씨는 지난 22일 돌연 롯데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짜고짜 강 씨를 찾아온 롯데 임원은 금전적인 보상을 할 테니 YTN의 취재를 막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권 모 씨 / 롯데월드 상무(지난 22일 / 강동석 씨와 대화) : 보상하기 위해서 금전적으로 그냥 선배님 원하시는 것에 맞춰서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취재진과 협의를 마쳤다는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권 모 씨 / 롯데월드 상무(지난 22일 / 강동석 씨와 대화) : (000) 기자한테 전화 한 번만 해주시면 그쪽 (YTN)에서 (보도하지 않도록) 해준다고 얘기했습니다. 도와주겠다고, 롯데월드 한 번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문제의 임원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찾아간 것으로, 언론사와의 협의를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롯데 측은 또, 앞서 이동우 대표의 폭언논란은 5년 전 롯데월드 재직시절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대표가 자리를 옮긴 하이마트에서도 갑질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직 하이마트 직원들은 이 대표가 지점의 청소 상태나 복장 불량을 이유로 이른바 아무 일도 주지 않는 보직 대기를 남발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보직 대기자가 되면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컴퓨터도 없는 책상에서 종일 반성문에 가까운 경위서를 써야 하는 치욕을 길게는 한 달 동안이나 당해야 했습니다.

이동우 사장이 전국의 각 지점을 방문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는 증언도 쏟아졌습니다.

실적 보고를 달달 외워야 했고, 조금이라도 막히면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A 씨 / 롯데 하이마트 직원 : 사장님 오시고 나서 보고하는 게 있거든요. 매장 실적부터 해서 그걸 달달 외워서 (보고합니다). 방문하셨는데 그걸 못했다면 아예 죽는 날이고요.]

하이마트의 한 지사가 공지한 사장 방문 대비 매뉴얼을 보면 이 사장이 즐겨 마시는 특정 탄산수는 항상 준비돼 있어야 했습니다.

신입사원이 모르고 먹었다가 한바탕 소동이 이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B 씨 / 롯데 하이마트 前 직원 : 탄산수가 딱 없어졌어요. CCTV를 돌려보는 거예요 . 굉장히 그때 (신입사원) 혼을 많이 냈죠. 왜 먹었니 이거, 먹으면 안 되는 건데….]

사장이 방문할 때는 여성 직원이 심기를 살펴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C 씨 / 롯데 하이마트 前 직원 : 여직원들이 가서 꼭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야 해요 . 사장 얼굴이 캐리커처로 들어가 있어요. 거기 사인해달라고 해야 해요. 마치 연예인인 것처럼….]

실제 이동우 사장이 한 지점을 방문했을 당시 대화록을 보면 실적을 꼬치꼬치 보고받고, 월급쟁이가 외제 차를 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마지막에는 이른바 여성인재로부터 사진촬영을 부탁받기도 했습니다.

잇따르고 있는 전·현직 하이마트 직원들의 갑질 피해 제보와 관련해 롯데 하이마트 측은 현장에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한 진위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갑질 의혹에 이어 보도 무마 시도까지 드러나면서 계열사 임원의 단순 일탈이 아닌 롯데그룹 차원의 도덕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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