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정당 가입 강요하고 폭언에 협박"...새마을금고 임원 '갑질'

2017.11.02 오후 03:19
[앵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이른바 갑질 문화를 고발하는 시간.

오늘은 수원의 새마을금고에서 임원이 직원들에게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하고, 후원금까지 걷었다는 의혹을 보도합니다.

참다못한 직원들의 제보로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해당 임원은 내부 고발자들을 찾겠다며 협박을 하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작성된 옛 새누리당 가입 신청서입니다.

후원금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하겠다고 쓰여 있고, 추천인 옆에는 금고라고 적힌 작은 글씨가 보입니다.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에서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새누리당 입당 신청서를 받은 겁니다.

직원들은 전무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정당에 가입했다고 말합니다.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직원 : 전화가 왔어요. 총무과에서 전무님 지시라고 무조건 작성해서 내라고 이렇게 된 거에요.]

전무의 정치 개입 갑질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부하 직원을 시켜 경기도의원 새누리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지시하고, 올해 바른정당이 창당되자, 또다시 가입 원서를 받았습니다.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직원 : 직원들도 다 알았을 거에요. 가입해야 하는 이유가 해당 도의원이 전무님이랑 친구고 금고에도 굉장히 자주 오세요.]

참다못한 직원들이 감사에 문제를 지적하고 경찰 수사로 이어지자 오히려 전무는 내부 고발자를 찾는다며 자수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안 모 씨 /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전무 : 내부고발자 자수 기간이야. 알지? 내부고발자가 무슨 의미인지.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나한테 원망하지 말고 이사장님한테도 원망하지 말고 의리가 있으면 의리 지켜 끝까지.]

일부 직원들에게는 죽여버리겠다는 폭언까지 퍼부었습니다.

[안 모 씨 /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전무 : 내가 애들 붙여서 너 만약에 잡소리 한 거 나오면 어떻게 할 거야? 내가 거꾸로 물어봐서 나오면 죽는다. 옛날 같았으면 나 너한테 벌써 귀싸대기 때린 거야. 세상이 좋아져서 그렇지.]

이에 대해 해당 전무는 직원에게 정당 가입을 강요한 적도 없고, 폭언한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안 모 씨 /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전무 : 무슨 폭언이나 강압이에요? 찍지 마시라고요.]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난 8월 전무에게 감봉 1개월의 문책을 내렸지만,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가중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마을금고의 갑질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구조적 개혁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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