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천 화재 소방관이 우왕좌왕" 보도에 소방관 분노

2017.12.28 오후 02:00
MBC가 공개한 제천 화재 참사 초기 CCTV 화면이 소방관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MBC는 뉴스에서 CCTV 화면 속 소방관의 모습을 보여주며, "4시 31분쯤부터는 한 소방대원이 걸어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이 대원은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걸어 다닙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119 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무전기를 들고 교신만 하면서 왔다 갔다 한 소방관은 현장을 지휘하는 대원이다"라면서 "현장 지휘자가 화재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누가 밖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를 하냐?"고 보도를 반박했다.

"화면에서 보이듯 헬멧과 공기호흡기를 갖추지 않은 소방대원은 구조된 응급환자를 싣고 이송하는 구급대원이다"라면서 "구급대원에게 구조도 하고 불도 진압하라는 말이냐?"며 분노했다.

초기 2층 창문을 깨고 희생자들을 구조했어야 했다는 언론의 비판에 소방관이 "창문을 깨면 백 드래프트 현상(창문 파괴로 산소가 건물 안으로 급격히 유입되어 폭발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반박한 이후, 소방관의 반박이 또 한 차례 나온 것이다.

119 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구급대원과 소방대원을 구분하지 않고, 지휘자와 진압자를 구분하지도 못 하는 것은 선생님에게 왜 교복을 안 입냐고 지적하는 것과 같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화재 진압과 구조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보도를 해서 오해와 불신이 쌓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천 소방관들은 이시종 충북지사가 제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내놓은 소방 관련 제도 개선안에도 반발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현행 체제에선 소방관을 아무리 늘려도 총체적 대응이 어렵다면서, 일선 소방서의 인사와 지휘권을 시장과 군수에게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가직 전환을 원하는 소방관들의 바람과는 전적으로 반대되는 개선안이라 소방관들은 "시·도지사들이 재선을 위해 선심성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홍보나 수익성에 득이 되지 않는 소방예산 투입을 꺼려왔고 그 결과 안전불감증이 쌓여 이번 참사로 이어진 것"이라면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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