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회(호치민 한국축구회장) “지금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신 이상”
- 8강전, 하노이 지진 난 것처럼 베트남 국민들 열광
- 박항서 감독 전신 실물 등신대 등장, 지금 베트남에선 신 이상
- 박항서 명언 “고개 숙이지 마라” 베트남 국민들 감동시켜, 고등학교 논술 문제로 제출
- 박항서 이전엔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심, 지금은 한국 교민에 큰 은혜 입었다 생각
- 한국이 이겼으면, 하지만 베트남 직원 배려해 최대한 기쁨 자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8월 28일 (화요일)
■ 대담 : 김문회 베트남 호치민 한국축구회 회장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시리아를 누르고,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베트남 축구를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한국 국적의 이방인, 베트남축구 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입니다. 요즘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인기가 아주 뜨겁다고 하는데요. 아시안게임 4강전을 하루 앞둔 오늘, 현지 분위기는 어떨지 현지 교민에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베트남 호치민 한국축구회 김문회 회장입니다. 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문회 베트남 호치민 한국축구회 회장(이하 김문회)>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아시안게임 4강 진출로 현지 반응이 아주 뜨겁다고 하는데요. 우선 어떤지 현지 반응 좀 알려주십시오.
◆ 김문회> 네, 지난 24일에 8강전에서 베트남이 바레인을 이겼을 때, 수도인 하노이 지역에서는 지진이 난 것처럼 베트남 국민들이 열광하고 즐겼다고 하는데요. 어제 경기 때는 저는 호치민 지역이었는데요. 호치민 지역 시내 중심가에서는 이미 차량을 통제하고, 경기 시간 때요. 그리고 대형 스크린을 6개나 설치해서 길거리 응원을 열광적으로 진행했다고 하고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 자정까지는 모든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즐겼다고 하더라고요.
◇ 이동형>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굉장히 많은데, 그러면 경기가 끝나고 나서 다 오토바이 끌고 나와서 경적 울리고, 그렇게 했겠네요?
◆ 김문회> 거의 그렇게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꽹과리 치고, 징 치고, 그렇게 했습니다.
◇ 이동형>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한국 제품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고, 거의 신격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혹시 몇 가지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어요?
◆ 김문회> U-23 대회 때 같은 경우에 박항서 감독님의 사진이나 베트남 국기 정도를 들고나오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어제 경기를 보니까 박 감독님의 전신 실물 등신대가 등장했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베트남 국민들한테는 아마도 박항서 감독님이 신 이상일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 이동형> 2002년도 월드컵 축구 때 우리도 비슷한 것을 겪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히딩크 감독이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는데, 히딩크 감독과 지금 박항서 감독이 받고 있는 열렬한 환영. 비교하면 어떨까요?
◆ 김문회> 그때와 동일한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물론 한국은 그때 당시에 월드컵 4강에 진출했었고, 베트남이 지금 아시안게임 4강이지만, 베트남이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축구 변방 국가에서 지금 이미 중심국으로 레벨이 승격됐으니까요. 베트남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박항서 감독님이 영웅이 안 될 수가 없겠죠.
◇ 이동형> 박 감독에게 귀화해달라, 이런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김문회> 네, 그런 이야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래요. 그런데 김 회장님도 잘 아시겠지만, 처음에 박 감독이 베트남 U-23 대표 감독, 그리고 성인 대표 감독을 맡았을 때 베트남 내에서 반대 여론이 심했던 것 같아요.
◆ 김문회>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떤 마찰이나 잡음이 있었는지는 정확한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미 감독님께서 전략, 전술로 엄청나게 성과를 거두었고, 박 감독님이 접근 방식, 이런 부분에서 진심 어린 부분이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이미 감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명언을 하나 남기셨죠. U-23 대회 마치고 나서 “고개 숙이지 마라.” 이런 부분들이 베트남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이 내용이 이미 베트남 고등학교 논술 문제로 출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박 감독 때문에 우리 교민들이나 혹은 우리 관광객들을 보는 눈이 옛날하고 달라졌습니까?
◆ 김문회> 제가 호치민 생활이 지금 15년 됐는데요. 박 감독님이 오시기 전에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사람을 대하는 부분을 생각하면, 일단은 한류 열풍, 이런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지금은 베트남의 국민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서 한류 열풍이 불었기 때문에 한국 교민에 대해서 큰 은혜를 입었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저도 얼마 전에 베트남 다낭을 갔었는데, 택시 기사님이 코리안이냐고 물어보고, 박항서 감독 이야기를 한창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많이 바뀐 것 같기는 한데, 그런데 베트남 국민들이 16강까지 실시간 축구 중계를 볼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왜 그렇게 된 거죠?
◆ 김문회> 그게 해프닝이 조금 있었더라고요. 처음에는 이 방송중계권이 비싸서 살 계획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선전에서 일본을 난생 처음으로 이기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긴 거죠. 그리고 박항서를 한 번 믿어보자는 생각에서 중계권으로 산 것으로 얘기를 들었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실력이 보여주고 있으니까 늦게라도 사야겠다 해서 한 것이군요. 그렇다면 4강전, 내일 경기는 베트남 국민들이 볼 수 있겠네요.
◆ 김문회> 네, 내일 오후 4시에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내일이면 베트남과 또 한국과의 준결승이 있습니다. 응원전을 위해 거리에 나가실 겁니까?
◆ 김문회> 저는 회사에 근무를 하고 있어서 아마 사무실에서 시청할 것 같고요.
◇ 이동형> 베트남 현지에서는 당연히 베트남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요?
◆ 김문회> 네, 그렇게 다들 저한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어쨌든 우리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베트남 국민이 너무 실망할 것은 없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아시안게임 4강도 최초니까요.
◆ 김문회> 네, 그렇죠.
◇ 이동형> 또 우리 선수들은 병역이라는 큰 것이 걸려있기 때문에 당연히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고요. 혹시 회장님도 박항서 감독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 김문회> 아쉽게도 뵙지는 못했는데요. 박 감독님이 활동하시는 지역이 하노이여서 저는 남쪽으로 2,000km 떨어진 호치민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신에 박 감독님께서 호치민 인근의 한국 국제학교를 방문하셔서 아이들하고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 이동형> 혹시 내일 경기 예상 가능하십니까?
◆ 김문회> 예상보다는 한국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고요. 만약에 한국이 베트남 팀을 이기게 된다면 최대한 기쁨을 자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를 하기 위해서죠.
◇ 이동형> 저번에 U-23 대회 때 준우승할 때요. 그때하고 지금 분위기는 어때요? 그때가 훨씬 나았습니까?
◆ 김문회> 지금은 뭔가 지속적으로 베트남 팀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요. 그때는 반신반의했을 것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국민들도 그렇고, 여기 있는 교민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믿음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어쨌든 베트남 국민들의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겠습니다.
◆ 김문회> 네, 맞습니다.
◇ 이동형> 이제는 뭔가, 특히 아시안 경기에서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 같은데요. 박항서 감독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을 것 같은데, 현지에서 또 우리 팀 응원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 김문회>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베트남 호치민 한국축구회 김문회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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