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양 저유소 화재와 관련한 YTN의 또 다른 단독보도입니다.
고양 저유소의 일부 기름탱크에 인화 방지망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당국은 지난 점검에서 인화 방지망이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합' 판정을 내려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정미 기자!
사실이라면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인데요.
화염을 막는 인화 방지망이 아예 없는 탱크도 있었다는 얘기군요?
[기자]
먼저 YTN 기획이슈팀이 확보해서 단독 보도했던 사진 보겠습니다.
불이 난 기름탱크의 환기구입니다.
찢어지긴 했지만 환기구 가장 바깥 쪽에 얇은 망이 설치돼 있습니다.
인화 방지망이라는 겁니다.
이번엔 다른 사진 보겠습니다.
같은 환기구인데 좀 전에 보신 것과 같은 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화면 왼쪽 사진은 뜯어지긴 했지만, 망이 있고, 한쪽 사진은 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방산업기술원의 소방점검 결과를 받아봤더니, 실제로 인화 방지망이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실이 확보한 고양 저유소 기름탱크의 검사필증 화면입니다.
인화 방지망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점검에서는 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옥외탱크저장소 기준을 보면 가는 눈의 구리망으로 된 인화 방지장치를 설치하도록 돼 있고, 설치하지 않으면 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려야 합니다.
소방산업기술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점검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탱크 저장소 검사 기준은 지난 2004년 마련된 이후, 단 한 차례만 개정됐습니다.
소방산업기술원장이 항목을 추가할 수도 있게 돼 있지만, 14년 동안 별다른 변경 없이 형식적인 점검만 해온 것입니다.
[앵커]
보안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죠? 국가중요시설의 CCTV 위치가 홈페이지에 그대로 공개돼있다면서요?
[기자]
YTN 기획이슈팀이 대한송유관공사에 물었을 때 CCTV위치는 보안사항이라고 답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에너지시설의 CCTV 위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야 하는데요.
송유관공사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불이 났던 고양 저유소는 물론 국가보안시설인 판교 저유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6년 입찰을 위해 CCTV의 방향과 카메라 방향까지 공개하고 삭제하지 않은 건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지 들어보겠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입찰하거나 특별한 목적에서 필요하면 그때만 공개하고 즉시 지워야죠. 군사시설보다도 더 보안이 요구되는 거고….]
관리에서 점검, 보안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건데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