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보석을 신청하면서 여러 차례 고령에 건강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법정을 오가며 벽을 짚고 비틀거리는 모습까지 보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석방될 때 걸음걸이는 달랐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마스크를 낀 채 호송차에서 내립니다.
걸음이 불편한 듯 벽을 손으로 짚으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재판부가 보석 결정을 내리기 직전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보석이 허가돼 구치소에서 나올 때 모습은 다릅니다.
마스크도 벗었고, 부축을 받지도 않습니다.
보석 허가 결정 전후 모습을 나란히 놓고 보면 걷는 속도도 다릅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고령에다 수면 무호흡과 불면증 등으로 돌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습니다.
법정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제대로 외우지 못해 말끝을 흐리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병보석 대신 구속 만기를 이유로 보석을 허락하면서 "재판은 현재의 피고인이 과거의 피고인과 대화하는 과정"이라며 자택에 머무는 동안 과거에 했던 일들을 찬찬히 회고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강훈 / 이명박 前 대통령 측 변호인 : 언론에서 태광 이호진 회장 갖고 여러 가지 문제를 삼으니까 병보석, 병 때문에 보석하는 거 아니다고 말씀하신 거겠죠.]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법원의 이번 보석 결정이 일반적인 법 집행으로 보이지 않아 국민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논란 속에 1년 만에 구치소 담장 밖을 벗어난 이 전 대통령은 차창 밖으로 측근들에게 손을 내밀며 자택으로 향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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