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화문 세월호 천막, 약 1700일 만에 철거

2019.03.07 오후 07:32
■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유경근 / 세월호 희생자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2014년 7월 14일. 광화문 광장에 처음 들어섰던 세월호 유가족의 천막이 이르면 다음 주에 철거된다고 합니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새롭게 추모기억전시공간도 설치가 될 예정인데 오늘 퀵터뷰, 세월호 희생자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시죠. 유경근 선생님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지난달에 명예졸업식 때 다른 아버님 연결해서 그때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번에 천막이 철거된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우선 처음에 천막이 철거된다는 결정이 나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인터뷰]
일단 그 결정 자체는 서울시와 오랜 시간 동안 협의하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저희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상황은 아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의미 있는 공간이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 또 많은 걱정도 있지만 또 기대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천막 설치 철거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논의를 했던 건가요?

[인터뷰]
사실은 광화문 4.16광장 리모델링을 논의하기 시작한 거는 2017년부터입니다. 굉장히 오래됐죠. 그리고 그때부터 이미 지금 발표가 나온 내용에 준하는 그런 내용들이 서울시와 같이 협의를 했었고요.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진행을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발표를 하고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처음 논의가 된 것은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얘기를 하다 보니까, 2년 전에 철거 이야기까지 확장이 된 거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겠군요?

[인터뷰]
그러니까 정확한 표현은 사실 철거라는 표현은 좀 안 맞는 것 같고요. 물론 철거한 이후에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철거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어떤 표현이 좋을까요, 아버님? 이동 이런 식으로 표현을 바꾸어야 할까요?

[인터뷰]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 추모하고 그다음에 진상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의 뜻이 모이는 그런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혹시 지난 5년을 돌이켜보셨을 때 여러 장면들이 꼭 이번 세월호 천막 이동 관련해서 아니더라도 여러 장면이 있으시겠지만 이번 천막과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순간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맨 처음 시작했을 때였죠. 그때 저희들이 진상규명특별법을 만들기 위해서 저희 가족들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고요. 그때 수많은 국민들이 나오셔서 함께 동조 단식을 하면서 결국에는 특별법을 만들어내는 그런 출발점이 된 그런 곳입니다.

그것이 가장 기억이 많이 남고요. 그다음으로는 광화문 4.16광장을 시발점으로 해서 촛불혁명이 타오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저희들은 또 다른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천막이 이동된 다음에는 제가 듣기로는 이운식이라고 하던데요. 영정을 옮기는 절차를 이운식이라고 하던데요. 그걸 거쳐서 기억 전시 공간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어떻게 좀 꾸며질 예정인가요?

[인터뷰]
단순히 그 공간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데서만 그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이제 막 시작이 되는 단계이고요.

특별히 세월호 참사를 안전사고나 해상교통사고로만 여기려고 하는 그러한 프레임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들은 304명이 희생된 이 범죄를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나라로 나가야 되기 때문에 그 공간이 단순히 뭔가 보고 마음으로만 느끼는 곳이 아니라 그냥 시민들의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그런 시민들의 뜻이 모이고 또 그것이 행동으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살아있는 광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것도 그런 뜻이 서울시와 시민들과 함께 협의가 잘되고 있고요.

[앵커]
그렇군요. 여전히 잘못된 프레임이 작동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대목에서 그런 걸 느끼세요?

[인터뷰]
사실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해상교통사고로만 자꾸 치부하려고 했죠. 그것이 지금 여전히 살아있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이 그렇게만 자꾸 몰아가려고 하고 그래서 안전대책을 세우기만 하면, 안전사고 대책을 세우면 세월호 참사의 대책인 것처럼 그렇게 포장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죽었다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왜 그랬는가를 밝히는 것이 결국 진상규명인데 이것을 그냥 안전사고나 또는 안전대책만 세우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좀 뛰어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시 세월호 천막 얘기로 돌아와서 제가 듣기로는 기억공간이 한 2, 3주 정도 설치 기간 거쳐서 내달 16일, 그러니까 5주기 되기 전에 일반에 공개된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듣기로는 서울시랑 잘 협의를 통해서 이제 기억공간까지 만드는 데까지는 협의를 했는데 이 공간을 임시적으로 운영할지, 상시화할지를 두고는 서울시랑 견해 차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어떻게 협의가 진행 중입니까?

[인터뷰]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보도에 보면 저희들은 영구히 보존하는 것을 원하고 서울시는 1년 뒤에 철거하는 것을 원하고 이렇게 지금 보도가 되고 있는데 저는 사실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광화문 4.16광장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양쪽 다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고요. 다만 1년 후에 광화문광장을 재구조화하는 사업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사업에 이러한 공감대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1년 동안 새롭게 바뀐 광화문광장을 운영하면서 같이 만들어 나갈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건 1년 동안 이미 충분한 신뢰가 서로 쌓여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 1년 동안 같이 운영을 하면서 광화문 재구조화 이후에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과 다짐의 공간을 어떻게 또 계승시켜나갈 것인가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일단은 그러면 정리를 해보면 서울시 입장 같은 경우 보도가 된 걸로만 놓고 봤을 때는 내년 1월부터 공사가 시작이 되면 기억공간이 광장에 계속 남아있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으로 지금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유경근 선생님 같은 경우는 이 부분은 충분히 남은 시간 동안 협의가 가능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인터뷰]
네, 그렇게 보고 있고요. 분명히 서울시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말씀하시는 게 광장을 그때 가면 다 없애버려야 한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시는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 상황이 현재처럼 유지하기에는 조건이 좀 어렵지 않겠나라는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 같고요. 과연 그 우려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인데 다시 거듭 말씀을 드리지만 서울시는 시장님은 물론 공무원들과 저희들 모두 이 의미 있는 공간을 어떻게 유지, 보존, 계승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세월호 천막의 유지와 보전에 대해서는 서울시나 유족 측이 다 의견을 어느 정도 봤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여기까지 듣기로 하겠고요. 또 그런 맥락에서 세월호 천막은 철거가 아니라 이동이라는 말씀까지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리모델링이죠.

[앵커]
리모델링. 알겠습니다. 고 유예은 양의 아버님이신 유경근 선생님과 말씀 나누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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