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김학의, 경찰 수사 중 태연히 등산..."24명 성범죄 동원"

2019.04.12 오후 10:10
[앵커]
경찰은 고화질 원본을 성 접대의 증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학의 전 차관을 강제수사하려 했지만, 검찰은 번번이 이를 가로막았고, 김 전 차관은 수사 와중에 등산까지 다녔습니다.

또 윤중천 씨 성범죄에 동원된 여성도 24명에 이르는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홍성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동영상에서 김학의 전 차관과 함께 등장하는 여성.

원본에도 얼굴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2013년과 2014년, 검찰이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 여성을 특정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동영상 원본 앞부분, 뚜렷하게 찍힌 가구와 벽지를 보면 윤중천 씨 별장이라는 것이 확인됩니다.

현직 검사장이 건설업자 별장에서 노래 부르고 성관계한 것만은 사실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김 전 차관은 윤 씨에게 무엇을 해줬을까?

대가성을 의심해 뇌물 혐의 수사가 이뤄져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체포는 물론이고, 출국금지·통신 조회 등 김 전 차관에 대한 영장을 검찰이 수차례 반려한 겁니다.

그렇게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던 2013년 5월.

김 전 차관은 정작 관악산 등산까지 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 : 영장을 안 주면 감히 김학의를 우리가 손댈 수가 있어요? 출국금지도 그때 당시에 다 기각되고 그랬어요. 아예 손도 못 대고, 김학의와 관련된 주변 인물에 대한 영장도 다 기각됐어요.]

특히, YTN 취재 결과, 2013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윤 씨 성범죄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된 여성은 모두 24명.

이 가운데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한 여성은 5명입니다.

당시 경찰은 강제성에만 주목해 세 명을 성폭행 피해자로 적시했고, 이 중 한 명은 무고 혐의로 최근 김 전 차관에게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 5명은 모두 윤 씨가 마련한 자리에 갔다가 김 전 차관을 알게 됐고, 김 전 차관과의 성관계를 원한 것도 아니었다고 일관되게 말했습니다.

[권호현 / 변호사 : 검사가 좀 더 의지만 있었다면 추가 수사를 해보거나 똑같은 근거를 가지고 다르게, 완전 반대의 결론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는지, 경찰과 검찰은 원치 않는 성관계였다는 여성들의 진술을 외면했고, 결국, 김 전 차관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 YTN은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 씨의 성범죄 의혹 등에 대해 당시 상황을 잘 알고 계신 분, 피해 여성과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hdo86@ytn.co.kr 010-3434-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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