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처벌받지 않은 '윤중천 별장의 내부자들'

2019.05.06 오후 10:16
[앵커]
김학의 사건의 핵심 인물, 건설업자 윤중천 씨는 검사를 비롯해 기업 회장, 군 장성 등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고, 일부에게는 성 접대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여성을 성 노리개로 삼고 떳떳하지 못한 돈을 주고받은 이들은 대부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별장의 내부자들'로 남아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병대는 윤중천 씨 인맥의 출발점입니다.

전우회에 많은 공을 들였고, 전 해병대 사령관과도 친분을 쌓았습니다.

주한미군 해병대 고위 간부의 생일파티까지 별장에서 열렸습니다.

워낙 깊이 발을 들이다 보니, 윤 씨가 해병대 인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윤중천 씨 동업자 : 윤중천은 윤중천대로 000 대령이 승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든가, 여기저기 로비를 해준다든가 그러는 거죠.]

건설업을 하면서도 인맥을 넓혀갔습니다.

서울에 고급 빌라 단지를 지은 뒤 감사원 국장에게 헐값에 분양해 줬다는 건 윤 씨가 직접 한 말입니다.

특히, 동업자인 충주지역 범죄 예방 위원 김 모 씨를 통해 검찰 최고위층까지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가 그들에게 산 밥과 준 돈은 모두 호의로 포장됐습니다.

[유력 정치인 형 / 윤중천 씨 지인 : 친형같이 그런 분이 검사 됐는데 검사 공직자들이 돈이 없어서 남의 유혹에도 넘어가고 그래서 내가 돈 벌어서 대줄 테니까 절대 부정하지 말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별장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유력 인사들에게 유흥을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안가' 역할을 했습니다.

과거 검찰의 판단처럼, 별장에서 이뤄진 관계를 피해자와 가해자로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 하더라도 여성의 성을 노리개로 삼았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김학의 사건 관계자 : 여기를 전형적인 안가(안전가옥)라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전형적인 안가. 여기는 누구도 못 건든다.]

그렇게 해서 건설업자 윤 씨는 친분 있는 검사를 승진시키겠다며 전화 한 통을 넣을 수 있는 인맥을 만들었습니다.

일그러진 접대 문화에 취한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이 그런 자신감의 배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별장의 내부자'들은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혹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사실상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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