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중독 질병 공식 분류...국내 게임업계 반발

■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양지열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WHO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게임중독도 알코올중독 같은 병명을 가지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양지열]
세계보건기구에 전 세계 얼마나 많은 질병들이 있겠습니까? 그것들을 다 코드를 매겨서 이름표를 붙이는 거죠. 번호를 매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그 번호에 게임중독도 하나 공식적으로 입력을 하자라는 그런 권고사항이 나왔고 아직 정확하게 실현된 건 아니고 2020년 정도 WHO에서 분류를 하고 그 이후에 우리 같은 경우는 거쳐서 어떻게 보면 받아들일지 말지를 정해야 되는 상황인데 당장 그렇다고 의미는 그런 거죠. 과거에는 게임중독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보면 관례적으로 썼다라면 실제로 게임중독도 공식적인 질병으로 될 가능성이 열린 거죠.

[앵커]
일단 2022년부터 적용을 한다고 하고 우리나라도 지금 고려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 이걸 놓고 찬반 의견이 워낙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양쪽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해국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지금까지는) 문제가 의심돼도 이걸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표준이 없었다면 이제는 진단체계가 마련됐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의의입니다.]

[위정현 / 중앙대 교수·게임학회장 :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청소년이 정신장애로 몰리는 걸 우려합니다. 충분한 진단과 치료, 측정, 이런 사안의 기반이 마련될 때까지는 국내에 질병코드 도입을 연기시키고….]

[앵커]
양쪽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 어느 한쪽의 손을 딱히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 양쪽을 살펴보자면 정신의학계에서는 일반 질병으로 등록해야 된다, 이런 쪽 아니겠습니까?

[이웅혁]
아무래도 뇌의 기능을 보고 얘기하는 입장 같습니다. 우리가 중독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내성과 금단현상이 있는 것인데 이게 뇌에서 이를테면 일정한 도파민이 분비가 되는 거죠. 즉 게임을 통해서 아니면 다른 도박을 통해서. 그러면 그것을 잊지 못하고 계속 지속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것이 정신건강적 판단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과몰입을 하게 되면 이것이 문제가 되고 사회적인 병폐로까지 진화, 발전된다. 우리가 기억을 반추하면 3개월의 갓난아이를 가만히 두고 엄마가 사실은 우유도 주고 기저귀를 갈아줘야 되는데.

[앵커]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이웅혁]
게임에 과몰입을 하다 보니까 이른바 아이가 아동학대, 방임의 형태에 이르는가 하면 또 청소년이 게임에 과몰입을 하는데 엄마가 그만하라고 꾸중을 하다 보니까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일정한 공격행위를 한다든가. 이와 같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었던 것이죠. 이것이 아마 정신의학계의 입장에서는 뇌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은 질병으로써 치료를 하고 이럴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현재 보고 있는 이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물론 게임업계라든가 문화체육관광부 입장에서는 다른 입장이기는 합니다만.

[앵커]
그렇죠. 게임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게임 업계, 또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은 내가 단지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러면 내가 정신병이 있는 거냐, 이런 주장을 하고 있잖아요.

[양지열]
그럴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걱정되는 부분이 이런 겁니다. 게임이 곧 질병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게임중독에 빠져서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 나온다는 것과 게임 때문에 그 사람이 그런 상황에 빠진 것이냐. 이건 명확하게 규명된 게 사실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장 게임중독을 질병 코드로 만들어 놓게 되면 그런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다라는 거고 또 지금 제시된 기준들 같은 경우에는 너무 막연해 보여요.

그러니까 게임에 어떻게 보면 자기 통제를 못하고 일상생활에 방해가 된다거나 아니면 내가 푹 빠지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계속 게임을 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게 그러면 다른 종류의 중독과는 뭐가 다를까. 그러니까 단적으로 말씀드려서 이걸 게임 때문에 그 사람이 그런 위치에 처하는 건지 아까 이웅혁 교수님 같은 사례 같은 경우에는 그런 잘못된, 아이를 돌보지 않는 어머니 같은 경우에 그게 게임 때문에 그런 거냐, 아니면 다른 어떤 사회적 문제 때문에 하필이면 찾아낸 게 게임이냐. 그 사람이 술에도 빠질 수 있고 도박에도 빠질 수 있고 그다음에 다른 거에도 빠질 수 있는데 그냥 접근했던 게 게임이었던 건지 이런 것들이 명확하게 알려진 다음에 정확한 진단 기준이나 이런 게 만들어진 다음에 질병 분류를 해야 되는데 결코 게임중독도 질병이다 그렇게 하는 순간 인식은 게임이 곧 질병을 불러오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잘못 박일 수도 있다는 거죠.

[앵커]
그런데 어쨌든 지금 WHO는 새 기준으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를 하기로 했고 2022년부터 각 회원국에 적용을 하도록 했는데 이게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받아들일지 말지는 개별적으로 판단을 해야 되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앞서 저희가 살펴본 것처럼 양쪽의 입장이 팽팽하다 보니까 아직까지도 확정을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이웅혁]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은 지금 보건복지부 입장하고 조금 결이 다른 것 같은데요. 아마 그 이유 자체가 게임 산업이라고 하는 것이 만약에 위축될 가능성이 상당 부분 있지 않겠느냐. 왜냐하면 질병이라고 한다면 예를 들면 개발업자도 무엇인가 위축이 될 뿐만이 아니고 개발업자가 결국 위축이 되면 중소기업에도 결국 타격을 받게 되고 지금 수출 산업의 가장 큰 효자산업이라고 일컬어지는데 그러면 연간 매출액도 지금 상당 부분 감소가 된다. 그러면 창의성을 담보해야 될 이와 같은 문화 산업이 가장 위축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조금 더 고려를 하고 여러 가지 다른 협의체와 논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즉 시기상조가 아닌가. 이런 입장이고요. 반면 이번에 또 참석을 한 정부 대표단이 대부분 다 보건복지부 소속이다라고 하는 이러한 이해상충되는 면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리서치를 통해서 정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인지. 그러면 유병률이라고 하는 그 추산도 좀 더 정확하게 해서 가장 최소한으로 무엇인가 사회적 타협과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서 그 기준안을 조금 더 세세하고 범위를 축소하는 면에서 만드는 이런 작업을 해야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어쨌든 WHO 회원국이기 때문에. 비록 권고사항이기는 합니다만 이것을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이런 문제이고 또 경제나 수출산업, 중소기업, 콘텐츠, 문화산업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이것도 사실은 정부가 고려를 해야 될 부분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지금 이 6~7년 사이에 해야 할 일이 상당 부분 많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조금 더 들여다봐야 되는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러면 실제로 게임 산업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이게 질병으로 분류를 하게 되고 이러면 타격을 받는 게 어느 정도 금액이 될까요?

[양지열]
일각의 연구팀에서 발표하기로는 3년 동안 11조 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라는 말씀을 하는데 저는 사실 저보다도 더 클 수 있다라고 봐요. 왜냐하면 최근에 우리가 세계 최초로 주장하는 5G 같은 경우에도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게임 영역이고요. 증강현실이라든가 아니면 최근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바꾸는 가장 큰 이유가 게임 때문입니다. 게임의 고사양을 따라가기 위해서. 그러니까 게임이 단순하게 예전에 보는 것처럼 무슨 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우리 최첨단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산업의 동력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간과하는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무조건 이게 나쁜 것이기 때문에 막아야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우리 산업 전체에 큰 장애를 줄 수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저해 요소가 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실제로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라면 그걸 어떻게 막을 것인가은 다르게 봐서 접근을 해야 될 거라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사업적인 부분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또 중독이라는 악영향을 막을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심각하게 고민을 진지하게 해봐야 되지 않나 그런 과제가 남아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뉴스픽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그리고 양지열 변호사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