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향신문 1면에 실린 산재 사망 노동자 1,200명의 이름

2019.11.21 오후 03:10
경향신문이 21일 자 1면을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1,200명의 이름으로 채우는 파격적인 편집으로 눈길을 끌었다.

1면에 적힌 1,200명 명단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9월까지 고용 노동부에 보고된 중대 재해 중 주요 5대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름이다. 사망 원인은 떨어짐, 끼임, 깔림/뒤집힘, 부딪힘, 물체에 맞음 등으로 나뉘었다.

이 명단에는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제목과 함께 뒤집혀 떨어진 안전모 그래픽이 덧붙었다. 제목은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하루 평균 2.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1면 편집과 함께 경향신문은 인터랙티브 사이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를 별개로 만들어 1,692명의 산재 사망사고를 되짚었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례 외에도 사망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자는 취지다.

인터랙티브 사이트에는 산업 재해로 사망한 1,692명 노동자 각각의 사고 유형과 원인, 재해 일시, 업체명, 나이, 고용 형태, 행정조치, 송치 의견 등이 자세히 정리됐다.

경향신문은 "매년 2,000명가량의 노동자가 사고나 질병으로 숨지고 있다. 그러나 통계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전하지 못한다. 왜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었는지 잘 알려지지도 않을뿐더러, 보도되더라도 금세 잊힌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는 노동자의 죽음에 무감각해졌다"라고 산재 사망자를 기록한 기획 의도를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2016년에도 창간 70주년을 맞아 청년 문제에 관한 독특한 1면 편집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경향신문은 신문지 위에 삼각김밥과 몇 가닥 흘린 컵라면이 놓인 편집을 통해 불평등과 불공정, 청년 붕괴에 대해 역설했다. 삼각김밥과 컵라면 옆에는 '오늘 알바 일당은 4만 9천 원...김영란법은 딴 세상 얘기. 내게도 내일이 있을까?'라는 청년의 손글씨도 적혔다.

당시 신문 측은 "삼각김밥과 컵라면은 고달픈 청년들의 상징"이라며 "'공생의 길 못 찾으면 공멸...시간이 없다'는 제목과 사진은 기성세대의 형식적인 엄숙주의를 조롱하고 청년 문제를 강조했다"라고 편집 의도를 설명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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