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 낳을 곳 없다" 강원도 11개 지역에 분만산부인과 없어

2019.12.08 오전 01:36
강원도, 3분기 출생아 2천 명 선 첫 붕괴
강원도 내 산부인과 부족 현상 심각
횡성·정선·양양·고성, 진료 산부인과도 없어
전문의 초빙 어려워 전국 지자체에 협조 요청
[앵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는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의료 서비스 문제와도 얽히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강원도에는 아기 낳을 수 있는 분만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는 지역이 11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CJ헬로 강원방송 장진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3분기 도내 출생아 수는 천994명, 사상 처음으로 2천 명 선이 붕괴됐습니다.

결혼 기피와 육아 부담 등으로 전국적으로 출산이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강원도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산부인과가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3년 31곳이던 도내 분만시설은 지난해 23곳으로 줄었습니다.

도내에 분만 가능 산부인과가 있는 지자체도 춘천과 원주, 강릉과 태백 등 7개 지역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1개 지역은 아이를 낳으려면 도시지역으로 나가야만 합니다.

실제로 분만을 앞두고 분산 산부인과가 있는 도심으로 나가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횡성과 정선, 양양과 고성지역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산부인과 조차 없습니다.

이 지역 산모들은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1시간 넘게 차를 타고 가야 하다 보니 늘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보람 / 철원군 갈말읍 : 만삭 됐을 때 갑자기 응급사항이 생기면 제가 다니는 병원을 가도 1시간 정도 소요되니까 걱정되기는 해요.]

분만 취약지역 중 한 곳인 철원군은 지난해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분만 산부인과 설치에 본격 나섰습니다.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인 철원병원에 내년 6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전문인력 수급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전문의 모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철원군보건소는 사택 제공까지 내걸고 전국 지자체에 협조 공문까지 보내 최근 전문의 1명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화천과 같은 종합병원이 전혀 없는 지역에게는 이와 같은 공모사업은 그림의 떡과 같습니다.

의료 인프라를 연계할 종합병원이 없어 최소 필수 인력을 수급하기가 어려운데다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전문 인력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화천군 보건의료원 관계자 : 의료사고가 있고 그러니까 전문인력을 구할 수 없는 거에요. 공중보건의사 아니면 공직의로 하려면 사람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도내에서 임산부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3.4분, 반면 서울은 3.1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의료 시설이 턱없이 부족 하다보니 임신을 하거나 출산이 임박하면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헬로TV 뉴스 장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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