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있저] '명예훼손 혐의' 배드파더스 무죄...판결 의미는?

2020.01.15 오후 08:15
■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양소영 배드파더스 변호인단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뉴스가 있는 저녁, 이 시간에 보도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스. 그 운영진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 과정은 어땠고 또 판걸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배드파더스 변호인단의 대표, 양소영 변호사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변호사님 어서 오십시오. 명예훼손으로 기소가 됐는데 일단 기소된 게 어떤 이유에서 기소된 것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십시오.

[양소영]
배드파더스 운영진이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사이트를 만들어서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 양육비를 안 주고 있는 사람들의 실명, 사진, 직장 이런 것들을 공개하는 내용을 게시했기 때문에 사실이 적시된 것과 관련해서 명예훼손이다 이렇게 고소가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양육비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로부터 그 사람들의 신상을 다 받아서,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주지 않는 사람들의 신상을 받아서 사이트에 공개. 알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신상공개가 명예훼손이다 아니면 신상공개를 요청한 입장에서는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맞붙었는데요. 재판 과정에서 아주 다툼이 치열했을 것 같습니다. 어땠습니까?

[양소영]
지금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등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줄여서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공익성이 있는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이 없다, 이렇게 보고 있어서 아예 구속 요건 해당성이 없고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거죠.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이렇게 게재한 것이 공익적 목적이 있는 것인지, 비방의 목적으로 한 것인지, 이것이 중점적으로 다퉈졌습니다.

[앵커]
이게 국민참여재판으로 요청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이 됐고 배심원이 7명. 그런데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이 나왔습니다. 사정을 얘기들었습니까?

[양소영]
배심원들 평의와 관련한 건 저희가 들을 수가 없고요. 또 배심원 선정 과정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변호인단이 참 힘들었던 것은 국민참여재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배심원들 선정입니다. 말하자면 양육권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 이것을 아동의 생존권으로 받아들이고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과, 그 정도, 돈 안 받는 거, 양육비를 꼭 받아야 해? 이렇게 인식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선정 과정이 저희는 굉장히 힘들었고 2시간 정도 이상에 걸쳐서 배심원 선정을 했습니다.

[앵커]
아마 검찰은 이 문제는 벌금으로 간단하게 약식기소로 그냥, 이렇게 하는데 재판부는 이건 상당히 심각한데 따져봐야겠는데, 정식재판으로. 아마 그 차이인 것 같습니다.

[양소영]
원래는 약식으로 기소가 된, 그러니까 벌금이 나온 경우에 이에 대해서 정식 재판에 회부하고자 하는 사람은 보통 피의자, 피고인이죠. 그런데 이 사건은 법원에서 정식 재판으로 회부를 했고 또 국민참여재판도 허가를 해 주신 것을 보면 아마 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기초로 해서 검찰과 다른 판단을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이번 재판으로 배드파더스라는 사이트에 대해서 많이들 관심을 가지셨을 것 같아요. 양육비 문제를 해결한 게 100건이 넘는다고 들었거든요. 제가 조금 전에 이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까 양육비 미지급 해결 건수 114명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사례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실까요?

[양소영]
그러니까 올라가자마자 연락이 다행히 와서 지급된 경우도 있고요. 또 시간이 지나면서 협상을 통해서 한 경우도 있고요. 또 유명인들 같은 경우에는 즉시 지급한 경우도 있는데. 사실 굉장히 충격적인 것은 이분들 중에서 저희가 알고 있는 유명인도 들어 있었고 또 현직 변호사도 있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불우이웃 돕기로 굉장히 좋은 사람으로 포장된 사람도 있었다는 것, 그것이 굉장히 충격적인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파더스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빠들만 있는 게 아니고 엄마들도 있는 거죠?

[양소영]
사실 저희 변호인단도 저도 처음에 접했을 때 이것은 좀 양성평등 면에서 부적절하고 성대결 문제로 소지가 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애초에 처음에 사이트를 시작할 때 그렇게 하다 보니까 명칭을 좀 바꾸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들어가 보시면 사실은 명칭이 그렇게 되어 있지만 엄마들도 마더의 경우에도 지급하지 않은 경우 따로 게재하는 란이 되어 있고 해서 실제로 들어가보시면 그런 우려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배드 자를 다른 말로 바꿔야 되나, 이런 고민도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마는. 그런데 문제는 부모들의 신상이 쭉 거기에 적혀 있지 않습니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그런데 읽어보면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내용이긴 하긴 하지만 공익을 위한 거라니까 그건 인정이 되는데 이걸 다른 데로 퍼날라서 게시하면 안 되는 겁니까?

[양소영]
그렇죠. 이 판례의 중요한 부분은 그런 부분입니다. 이런 공익적인 목적을 하는 사이트로 개설이 됐고 실제로 그렇게 여론 형성을 했고 그런 공익적인 활동을 했고 그리고 이 사이트의 내용으로 보면 비방의 내용이 없고 그리고 모욕적인 표현이나 이런 것들이 없다. 구체적인 적시가 없다. 그리고 이것을 게재한 자와 그리고 거기 명단에 올라간 사람 사이에,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는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무죄가 인정이 된 거라서 이걸 가지고 퍼나르면서 하면 새로운 명예훼손 행위가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별도의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가 됩니다.

[앵커]
그러면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만 보는 것은 상관이 없습니까?

[양소영]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앵커]
이 사이트가, 배드파더스가 만들어지고 또 배드파더스에 기대서 양육비를 받아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한부모 가정은 얼마나 됩니까?

[양소영]
저희가 추산해 보면 거의 78%에서 80%라고 추산을 하고 있는데요. 실제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일부 지급하면서 지급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서 실제로 정부 지급을 받고 있는 경우에는 한 15%~17% 정도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보면 그 미지급자가 시간을 끌거나 아니면 부분적으로만 하고 어떻게든 면피하려고 할 때 제재를 한다든가 보완될 방안들이 필요하겠습니다.

[양소영]
그래서 저희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해외 같은 경우에는 미지급 자체를 아동학대로 큰 범주에서 보고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보고 부모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이미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 게 미국 같은 경우에는 1800년대부터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에 대해서 형사기소를 해도 사정이 있으면 이것을 아예 방임이나 학대로 보지 않고 처벌을 안 하고 있는 부분이 좀 있고요. 그리고 민사적으로도 일반 판결의 경우에는 10년 정도의 효력이 있는데 협의 이혼의 경우에는 3년 정도밖에 효력이 없다거나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데 절차가 달리되어 있다거나 이런 부분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면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양육비를 못 받는 부모들, 양육자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서 처벌을 해 주거나 이런 규제들이 좀 있으면 이행을 강제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내용이 우리나라에 너무 없어서 이에 대한 법안이 빨리 만들어지기를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민사나 형사로도 법제를 보완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군요?

[양소영]
그래서 배드파더스 사이트 이후에 양해원이라고 해서 양육비 해결을 원하는 부모들의 총연합회, 제가 정확한 명칭이... 그래서 단체가 결성이 돼서 실제로 입법운동을 했고요. 지금 현재 10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거. 그래서 아직도 많은 관심을 좀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튼 아이들의 양육이라고 하는 문제가 부모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판결에서 강조를 한 것이 될 거고. 다만 당사자들이 빨리 해결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거니까 혹시 당신 어느 배드파더스에서 내가 봤어, 이런 걸로 올리거나 해도 명예훼손이 되겠죠?

[양소영]
그렇게 된 경우에는 별도의 다른 행위가 되기 때문에 공익적 목적이 없다고 봐야 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좀 주의하셔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양소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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