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한 여성 운전자가 치킨 배달에 나선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을왕리 음주사고'.
차량의 실질적인 소유주이자 동승자였던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만취 상태라 대리기사로 착각해 운전을 맡겼다"며 방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YTN이 입수한 사고 직후 가해 여성의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과연 사실일지 의구심이 듭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을왕리 음주사고'를 낸 운전자 33살 A 씨와 동승남 47살 B 씨.
A 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B 씨는 현재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B 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당시 만취 상태로 A 씨가 대리기사인 줄 알고 운전대를 맡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말이 사실일까?
사고 몇 시간 뒤, A 씨가 함께 술을 마셨던 C 씨와 통화에서 털어놓은 당시 상황입니다.
[A 씨 / 가해 운전자 : 대리 어떻게 된 상황인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우선 오빠(동승남)가 '네가 운전하고 왔으니깐, 운전하고 가라'고.]
[C 씨 / A·B 씨 일행 : ○○ 오빠(동승남)가 하라고 했네. 그런 거 확실하게 얘기해 줘야 해. ○○ 오빠가 하라고 한 거지?]
[A 씨 / 가해 운전자 : 전혀 제지하거나 그러지도 않았었고. 그러니깐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앉았고.]
B 씨 진술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호텔 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방을 나와 차량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A 씨를 대리기사로 착각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겁니다.
경찰은 B 씨 주장에 신빙성이 없고, 오히려 음주운전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최소 징역 1년 6개월 이상 실형 선고가 가능한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상 방조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통화 녹취엔 B 씨가 합의금을 빌미로 A 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정황도 담겼습니다.
[C 씨 / A·B 씨 일행 : ○○ 오빠랑 통화했다고, 지금.]
[A 씨 / 가해 운전자 : 뭐, 도와주겠다고 그래서 지금? 뭘 어떻게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C 씨 / A·B 씨 일행 : 그니깐, 와서 얘기하자고. 내가 내 입으로 말 못하겠으니까, 그 오빠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고.]
경찰은 B 씨가 증거를 조작하려 한 정황도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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