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든다"...수험생 연락한 수능감독관 2심 유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던 수험생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마음에 든다고 연락한 시험 감독관이 1심과 달리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 32살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은 A 씨를 '개인정보 취급자'로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개인정보 파일 운용을 목적으로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받은 게 아니라 개인정보 취급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가 A 씨 연락을 받고 두려워 기존 주거지를 떠나는 등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도 A 씨는 사건을 부인하는 데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고소 취하를 종용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8년 11월 15일 서울 강동구의 수능시험 고사장에서 시험감독을 하면서 수험생 B 양의 연락처를 알아내 열흘 뒤 마음에 든다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B 양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로 사용했다고 기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정보 취급자는 해당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로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