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 넘은 배달 갑질..."음식 냄새나니 '화물용 승강기' 타라"

2021.02.02 오전 04:56
요즘 코로나19로 외식 대신 음식을 배달시켜 드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배달 갑질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배달노동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갑질을 경험했다고 한 서울 지역 아파트는 81곳이었습니다.

어떤 사례가 가장 많았을까요?

아파트단지 안으로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없으니 걸어서 배달하라고 한 사례가 가장 많았습니다.

지하주차장만을 이용하게 한 경우도 15곳이었습니다.

지상으로 다니면 사고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시간에 쫓기고, 분초를 다퉈 배달하고 수수료를 받는 배달 노동자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음식 냄새가 난다며 일반용이 아닌 화물용 승강기만 사용하라고 한 건데요.

갑질 아파트 81곳 가운데 8곳이나 됐습니다.

화물 엘리베이터 아래 '배달 전용'이라고 적힌 안내판 보이시죠.

배달노동자 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인권침해나 차별을 받은 배달 노동자로부터 진정서를 받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도 진정을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은 음식 냄새가 불편하다고 해서 배달 노동자에게 화물용 승강기를 사용하게 하는 건 열등함의 공적 낙인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배달을 통한 불편함이 있다면 직접 나와서 음식을 찾아가는 등 아파트 입주민들이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코로나19로 더 늘어난 배달 주문.

우리는 집에서 편리함을 경험하고 있고, 그만큼 길거리에는 더 많은 배달 노동자들의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습니다.

불편함이 있다면 서로 간의 배려와 합의로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배달 노동자는 화물이 아닌 '사람'입니다.

이 당연한 외침에 우리 사회가 좀 더 귀 기울이고, 해당 아파트 주민분들은 다시 한 번 의견을 모아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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