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 했던 건물이라며 철거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이하 기억공간) 내부 사진과 물품을 정리하려고 시도했다가 유가족들의 제지로 한 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지난 5일 서울시가 26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하자 유가족은 협의기구를 구성해 기억공간을 다른 곳으로 이전 설치해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가 협의기구 구성요청을 거부하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억공간 철거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 23일부터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역시 "철거를 중단하고 재설치를 권고해달라"며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월호 지우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나왔다.
그러자 26일, 서울시는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 4월 개관한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조성 당시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 하고 설치·운영한 가설 건축물"이라며 "광화문광장 공사 착공시기가 늦어지면서 2020년 1년간 연장 운영된 이후 2021년 재연장돼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지연되었던 광화문 조성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선 기억공간 일대 부지도 8월 초부터는 공사를 본격화해야 한다. 공사 진도에 맞추어 7월 중에 해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현재 세월호 기억공간이 있는 위치는 공사를 위해 안전펜스가 둘러쳐진 상태로 일반시민의 접근이 불가능하며, 지난 4월부터는 운영도 중단된 상태"라며 "새로운 광화문 광장은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쪽 차도로 둘러싸여 단절됐던 공간을 시민들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열린 광장, 보행 광장으로 조성해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계획"이라며 "그러므로 세월호 기억공간 역시 다른 장소로의 이전 설치나,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 후 추가 설치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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